2007년 9월 10일 월요일

스리랑카 출장 #8 - Sigiriya

 스리랑카에서 매우 유명한 관광지를 꼽으라면 시기리야라는 곳과 불치사를 알려준다. 이 두 곳은 꼭 가봐야 한다고 말들을 한다.
주말에 함께 출장을 갔던 사람과 함께 택시를 대절해서 시기리야와 불치사를 다녀왔다.
이렇게 생긴 택시를 하루 대절해서 다녀왔는데 저 택시 기사는 아주 친절했다.
자동차는 택시라기 보다는 그냥 자가용인데 회사에 소속되서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이렇게 임대를 하는 모양이었다. 어쨌든 편하게 다닐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다.

 시기리야로 가던 중 차에 기름을 넣기 위해 잠깐 섰던 곳 풍경이다. 이를태면 우리 나라 어디 시골의 면 소재지쯤 되는 모양이다.
시골 풍경이 스리랑카의 원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 좋았다. 아마 나 혼자 여행을 간 것이라면 이런 곳을 카메라 하나 들고 잘 돌아다녔을 것 같은데 일행이 있으니 그렇게 하진 못했다.
스리랑카가 내전 중인 곳이라 외국인이 혼자 돌아다니면 좀 위험하다고 하는데 시기리야와 불치사를 다녀오는 여행에서 그런 불안함은 한 번도 느끼질 못해봤다.
역시 외국인이 들어서 아는 것과 현지에서 경험하는 것, 또 그곳에 사는 사람이 생활하는 것은 다 다른 모양이다. 우리 나라가 외국에서 보기엔 북한과 대치 중이라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말이다.

 콜롬보에서 시기리야까지는 약 4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라서 중간에 화장실을 가기 위해 잠깐 섰다. 특별히 휴게소 시설이 있는 것은 아니고 음식점같은 곳에 들어가서 화장실을 쓰게 해달라고 하면 열어줬다. 그곳에서 잠깐 서서 쉬기도 하고 사진도 찍었는데 이렇게 길가에 소들이 누워있다.
스리랑카의 개들은 사람이 와도 피하질 않는데 소들은 사람이 가까이 가면 겁을 내고 피한다. 사실 가까이 가는 사람이 더 겁나는데...

 저 곳이 시기리야다. 시기리야는 1600년 전에 어떤 왕이 만든 곳이라는데 저 바위 산 절벽 위에 왕궁을 세웠다고 한다. 자신의 아버지를 시해하고 왕이 된 사람이라 자신이 반란으로 죽을까 무서워서 저런 곳에서 살았다니 그 권력이 무슨 의미가 있었을지 궁금하다.
시기리야가 유명한 이유는 저 바위 산의 높이가 수직으로(진짜 수직이다!) 200m 정도 되는 높이이고 그 위에 바위들을 깎아서 이런 저런 시설을 만들었다는 것과 아래에 있는 여인들의 프레스코 벽화 때문이다.
대충 짐작하겠지만 유네스코의 세계 문화 유산이다. 멋진 유산이고 스리랑카의 현재와 다르게 스리랑카의 과거는 매우 화려하고 장엄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꼭대기로 오르는 도중에 걸어 온 길을 보고 찍은 사진이다. 여기까지 오르는 것도 무진장 힘들었다. 더위에 지치고 목마름에 지치고...
중간 중간 현지인들 중에 큰 물통을 들고 오르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왜 그러는지 정말 몰랐다... 물 마실 곳이 전혀 없었다!
우리 나라 생각하면 안된다. 우리 나라는 어디를 가던 비싸긴 해도 물을 파는데 여긴 그런 거 없다. 허허허...
나중에 내려오면서 보니 중간에 물을 파는 사람들이 있긴 있었다. 하지만 사람들이 정말 물을 필요로 하는 곳에는 없고 저 아래 쪽에...

 시기리야를 유명하게 만든 벽화이다. 식민지 시절 어떤 영국인이 망원경으로 보다가 발견했다고 하던데 놀랍다.
매우 아름다운 그림이다.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그림을 그렸던 당시에는 지체 높은 귀족 여인들은 가슴을 내놓고 다닐 수 있었지만 시녀들은 아니였단다.

 역시 시기리야의 벽화이다. 바위에 회를 바르고 그 위에 그림을 그린 것이다. 어떻게 1600여년동안 저 색이 그대로 유지됐는지 신기하다. 비가 내리지 않는 곳도 아니고 매년 우기가 계속되는데 말이다.

 벽화가 정말 까마득한 절벽에 있기 때문에 이렇게 닭장처럼 만들어진 계단으로 올라갔다 다시 내려와야 한다. 아래 보이는 복도 같은 곳이 더 위쪽으로 오르기 위한 길이다.
지나고 나니 쉽게 말하지만 사실 저 계단 무지막지하게 겁나는 곳이다. 바람도 많이 불고...

 Mirror Wall이라는 곳이다. 위의 사진에서 복도같이 보였던 곳인데 벽이 맨질 맨질하게 잘 마무리되어 있어 거울 같다. 이 벽에 1600여년 전의 낙서들이 있다. 당시에 사용하던 글자라는데 정말 오래된 문화 민족이다. 현대에 사용하는 스리랑카 문자와 어떻게 다른지 모르지만 내가 보기엔 비슷해보였다. 하긴 스리랑카 문자에 대해 전혀 지식이 없으니 같은지 틀린지 모른다.

 Mirror Wall을 지나면 중간 휴식처(?)같은 곳이 보인다. 여기서부터 진짜 왕궁이 시작되는 모양이다.
입구에 거대한 발이 조각되어 있는데 이것도 큰 바위산 자체를 깎아서 만든 것이다. 대단하다.
하지만 이 발 사이로 오르면 정말 절벽에 매달려 올라가는 길이다. 아래 쪽에서 보면 기가 막힌다. 그 옛날 어떻게 저런 길을 만들어 올라다녔는지. 올라 다닌 것뿐 아니라 그 길을 지나 왕궁도 지었으니 할 말 없다.
하지만 저 길을 매달려 올라가야하는 내 심정은 그리 편하지 않았다. 안그래도 고소 공포증이 심각한 수준인데 말이다.

 절벽 길이 저렇게 생겨 먹었다. 아래 쪽에 보이는 하늘 색 옷을 입은 사람이 일행인데 역시나 망연자실하고 있다. 여기까지 올라올 때에도 "여기 꼭 올라가야해?"를 수백번 말했는데 저런 길이 눈 앞에 보이니...
나 역시 웃으면서 사진을 찍고 있었지만... 힘들었다.

 절벽을 오르다 한 컷. 이거 찍느라 죽는 줄 알았다. 무서워서.
저렇게 까마득한 길을 오르니 이거 원 정신이 하나도 없고 다리에 힘이 다 풀린다.
오르면서 내려오는 사람들이 어찌나 부러웠는지...
하긴 내려오는 사람들 중에 한 사람이 장난을 치기도 했다. "이봐, 나 좀 봐봐. 여기까지 올라 온 거에 2배를 더 올라가야 해. 하하하하." 이렇게 말한다. 나쁜 놈.

 드디어 꼭대기다. 하하하하... 어찌나 시원하던지. 앞 사람 꽁무니만 죽어라 쫓아 올라가니 이런 풍경도 본다.
하지만 내려갈 일을 생각하면 정신이 아득하다...

 

 이런 식으로 엄청난 양의 벽돌을 쌓아서 이 절벽 위에 왕궁을 만들었단다. 하나 하나 보면 정말 제대로 만든 건축물이었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멋진 문화 유산이다. 당시에 얼마나 고생을 하며 만들었을지 모르지만 그 고생이 있었기에 후손들이 좋은 구경을 하고 산다 싶다.

 이런 침대도 바위 산을 깎아서 만들어 놨다. 대체 무슨 기술이 있었기에 바위를 이렇게 잘 주물렀는지 모르겠다.
우리 나라 석굴암도 보면 이런 생각이 드는데...
혹시 외계인이 도와 준 건 아닐까?

 이런 목욕탕도 그냥 바위를 파내서 만들었다. 까짓 바위 파는 것은 일도 아니라고 하는 것처럼.
단순히 바위를 파내기만 한 게 아니고 무늬도 넣고 줄도 넣고...
아무튼 대단하다.

 자, 이제 내려가는 시간이다.
저 흰 옷을 입은 아이들이 더욱 날 공포에 떨게 했다. 수학 여행같은 걸 온 모양이던데 어찌나 장난치고 떠드는지...
하긴 나도 저 나이대에 수학 여행을 가면 그렇게 놀았던 것 같다.
아무튼 아이들이 단체로 올라가고 내려가는 걸 피하고 싶었다.
절벽에서 장난은 그냥 장난으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바위를 다 내려와서 쓰러지기 직전이 되니 이런 원숭이들이 돌아다닌다.
다른 때 같으면 이리 저리 따라다니며 사진을 찍는다고 설쳤을텐데 힘들고 배고프고 목이 말라서 관뒀다.
게다가 가지고 간 유일한 렌즈가 초광각이라 원숭이를 가까이 찍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처지이기도 했다.
내가 왜 광각만을 가지고 갔는지... 출장 내내 후회했다. 망원은 아니더라도 표준 줌만 가지고 갔어도 좋았을 것을. 참 알 수 없는 결정이었다. 허허허...

 시기리야에서 내려오면서 본 또 하나의 놀라움. 저기 보이는 저 강단이 원래는 옆에 서있는 거대한 바위와 하나란다. 큰 바위를 잘라서 저렇게 강단을 만들었다고 한다.
계속 놀라움이다. 어떻게 저런 생각을 했을까.
아니, 대체 무슨 생각으로 저 큰 바위를 잘라 강단을 만들었을까.
시킨 사람도 시킨 사람이고... 만든 사람도 만든 사람이고... 아무튼 대단들 하다.




(2007년 6월 23일 토요일, 스리랑카 시기리야 여행을 위해 대절한 택시에서, Sigma SD10, Sigma 12-24mm 4.5-5.6 EX DG, SPP 2.2)
(2007년 6월 23일 토요일, 차에 기름을 넣기위해 잠시 섰던 마을 풍경, Sigma SD10, Sigma 12-24mm 4.5-5.6 EX DG, SPP 2.2)
(2007년 6월 23일 토요일, 화장실에 가기위해 잠시 섰던 곳에서 본 소들, Sigma SD10, Sigma 12-24mm 4.5-5.6 EX DG, SPP 2.2)
(2007년 6월 23일 토요일, 스리랑카 시기리야 입구에서 본 바위 산 모습, Sigma SD10, Sigma 12-24mm 4.5-5.6 EX DG, SPP 2.2)
(2007년 6월 23일 토요일, 바위 산이 시작되기 직전까지 올라가서 뒤를 돌아보며, Sigma SD10, Sigma 12-24mm 4.5-5.6 EX DG, SPP 2.2)
(2007년 6월 23일 토요일, 시기리야의 프레스코 벽화, Sigma SD10, Sigma 12-24mm 4.5-5.6 EX DG, SPP 2.2)
(2007년 6월 23일 토요일, 시기리야의 프레스코 벽화, Sigma SD10, Sigma 12-24mm 4.5-5.6 EX DG, SPP 2.2)
(2007년 6월 23일 토요일, 벽화를 보고 더 올라가기 위해 절벽을 내려오는 길에, Sigma SD10, Sigma 12-24mm 4.5-5.6 EX DG, SPP 2.2)
(2007년 6월 23일 토요일, Mirror wall이라는 복도에서, Sigma SD10, Sigma 12-24mm 4.5-5.6 EX DG, SPP 2.2)
(2007년 6월 23일 토요일, 본격적인 절벽 기어오르기가 시작되는 곳, Sigma SD10, Sigma 12-24mm 4.5-5.6 EX DG, SPP 2.2)
(2007년 6월 23일 토요일, 절벽 아래에서 한 숨을 쉬며 절벽을 보다, Sigma SD10, Sigma 12-24mm 4.5-5.6 EX DG, SPP 2.2)
(2007년 6월 23일 토요일, 절벽을 오르며 고소공포증을 극한으로 느끼다, Sigma SD10, Sigma 12-24mm 4.5-5.6 EX DG, SPP 2.2)
(2007년 6월 23일 토요일, 왕궁의 유적지에서 하늘을 보며, Sigma SD10, Sigma 12-24mm 4.5-5.6 EX DG, SPP 2.2)
(2007년 6월 23일 토요일, 왕궁의 유적지에서 하늘을 보며, Sigma SD10, Sigma 12-24mm 4.5-5.6 EX DG, SPP 2.2)
(2007년 6월 23일 토요일, 벽돌로 만든 왕궁의 벽, Sigma SD10, Sigma 12-24mm 4.5-5.6 EX DG, SPP 2.2)
(2007년 6월 23일 토요일, 바위를 파서 만든 침대(?), Sigma SD10, Sigma 12-24mm 4.5-5.6 EX DG, SPP 2.2)
(2007년 6월 23일 토요일, 바위를 파서 만든 목욕탕, Sigma SD10, Sigma 12-24mm 4.5-5.6 EX DG, SPP 2.2)
(2007년 6월 23일 토요일, 다시 절벽을 내려가며, Sigma SD10, Sigma 12-24mm 4.5-5.6 EX DG, SPP 2.2)
(2007년 6월 23일 토요일, 시기리야의 원숭이들, Sigma SD10, Sigma 12-24mm 4.5-5.6 EX DG, SPP 2.2)
(2007년 6월 23일 토요일, 바위를 쪼개서 만든 강단, Sigma SD10, Sigma 12-24mm 4.5-5.6 EX DG, SPP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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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출장 #7 - 스리랑카의 웨딩 촬영

 스리랑카에서 나름 최고급 호텔인 힐튼 호텔에 묵다보니 이런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이 호텔이 나름대로 조경도 좋고 로비도 분위기가 있어서 그런 모양인데 로비에서 웨딩 촬영을 하는 모습이다.
스리랑카의 전통 의상인 것 같은데 화려하고 보기 좋았다.

 어느 나라나 신랑 신부에게 쑥스럽고 민망한 포즈를 취하라고 하는 건 같은 가 보다. 여기서도 그윽한 눈길로 서로를 처다 보게 한다. 허허허...

 신랑 신부의 들러리들 모습이다. 노란 색 옷이 참 예뻤다. 특히 아이들은 어찌나 잘 웃고 천진한 모습이던지...

 외국인이 옆에 와서 촬영을 하니 반갑게 웃어 준다.
의외로 스리랑카 사람들은 사진 찍히는 것을 싫어하지 않고 잘 웃어 준다.
나처럼 사진찍기가 취미인 사람으로서는 참 좋은 현상이긴 한데 한국에서 익숙해진 사람을 피해서 찍기가 좀처럼 없어지지 않는다.
사실 제대로 하자면 찍히는 사람에게 문서로 허락을 받아야 하니 마음 먹기가 쉽지 않다.
이 사진들을 찍은 박종관씨는 어찌나 용감하게 잘 찍던지... 많이 부러웠다.
난 옆에서 그냥 구경만 하고 있었는데 말이다.
아무튼 박종관씨 덕에 좋은 장면을 얻을 수 있어서 좋았다.


(2007년 6월 20일 수요일, 스리랑카 콜롬보 힐튼 호텔 로비, Samsung Kenox S630, 박종관 촬영)
(2007년 6월 20일 수요일, 스리랑카 콜롬보 힐튼 호텔 로비, Samsung Kenox S630, 박종관 촬영)
(2007년 6월 20일 수요일, 스리랑카 콜롬보 힐튼 호텔 로비, Samsung Kenox S630, 박종관 촬영)
(2007년 6월 20일 수요일, 스리랑카 콜롬보 힐튼 호텔 로비, Samsung Kenox S630, 박종관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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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8월 23일 목요일

스리랑카 출장 #6 - Colombo 해변 구경

 역시나 일요일이라 그냥 호텔에서 시간을 보내긴 너무 아까워서 주변을 구경 다녔다. 원래 ODEL 이라는, 나름대로 이 나라에서 제일 크고 좋은 백화점에를 갔었는데(물론 비싸기도 비싸단다) 동행이 구하는 물건이 없어서 또 다른 쇼핑 센터인 Liberty Plaza라는 곳으로 갔다. 놀랍게도 이 곳은 일요일에 놀았다. 대체 쇼핑 센터가 일요일에 놀면 뭘 언제 판다는 것인지...
아무튼 그래서 황당해하다가 그냥 운동삼아 걸어서 호텔까지 가자고 하고 걸어서 돌아왔다.
사진은 그 "일요일에는 문을 닫는" Liberty Plaza의 바로 앞에 있는 극장이다. 이 극장도 이 나라에서 거의 제일 좋은 곳이라고 한다.

 영국의 식민지였던 인도, 호주 등등의 영연방 국가들이 다 그렇듯이 이 나라도 크리켓이 아주 인기있는 모양이다. 어디든 사람들이 있고 공터가 있으면 이렇게 크리켓을 하고 있다.
아이들도, 어른들도 다 그렇다.
나는 크리켓이 왜 재밌는지, 규칙은 어떤지 전혀 모르기 때문에 뭐에 그런 매력을 느끼는지 알 수 없지만 아무튼 아주 아주 재미있어하며 경기를 한다. 아마 우리 나라에서 여기 저기 족구하는 것과 별로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동남아시아 나라들을 돌아다니면 기후가 덥고 먹을 것이 많아서 그런지, 아니면 사람들이 신경을 쓰지 않아서 그런지 이렇게 그냥 돌아다니는 개들이 많이 있다.
어떤 나라는 이런 거리의 개들이 여러 가지 피부병 때문에 아주 지저분해 보여서 기겁을 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는데 다행히 이 나라 개들을 저렇게 깨끗하다.
하지만 게으르기나 사람 무시하기로 치면 세계 최고일 것이다. 사람이 와도, 차가 와도 절대 저 자세에서 일어서거나 비켜주지 않는다. 그렇다고 사람에게 공격적이지도 않다.
그저 넌 너의 가던 길을 가라. 내 삶을 방해하지 말고... 이런 식이다.
어찌나 사람을 상대해주지 않던지...
하긴 현지 사람들 역시 이 개들에게 관심이 없기는 똑같았던 것 같다.

 스리랑카 기차다. 그것도 기관차만 지나가는 모습.
사실 이 사진을 찍고 스리랑카 경찰에게 뭐라고 한 소리를 들었다. 아마 보안 구역인데 사진을 찍었다고 뭐라고 하는 것 같았다. 난 경찰이 호각을 불고 있는데도 "설마 저 소리가 나에게 부는 것은 아니겠지"하면서 아무 생각없이 지나가는 기차를 찍었다. 허허허...
스리랑카는 타밀 반군과 내전을 하고 있는 나라라서 여기 저기에 경찰과 군인들이 실탄(!)을 장전한 총을 들고 경비를 선다. 더군다나 호텔이 있는 곳에 대통령 궁이 있어서 더 심했는데 그런 곳에서 경찰을 무시하고 사진을 찍다니... 몰랐으니 했지 아니라면 절대 찍지 못했을 것이다.
나중에 들어보니 대통령 궁이 보이는 곳에서는 밤에 잘못 돌아다니면 총을 맞을 수도 있다고 한다. 허허허...

 호텔로 걸어오는 길이 이렇게 해변으로 나 있어서 해변으로 왔는데 마침 일요일이라 콜롬보 사람들이 많이 나와 있다.
콜롬보뿐 아니라 이 나라 전체가 주말에 갈만한 곳이 별로 없다. 경제적으로도 그렇고 내전 중이라서 그렇기도 할 것이고... 아무튼 그래서인지 해변에 엄청난 사람들이 있었다.
그 덕에 해변 구경 뿐 아니라 사람 구경도 엄청나게 했다.
사람들 표정은 참 행복해 보였다. 경제적으로는 어려울지 몰라도 얼굴 표정은 다들 웃고 있다. 행복하게...
이런 곳에 오면 당연히 뭔가 군것질 거리를 사먹어야 하는데 입구를 지나고 나니 군것질 거리를 파는 곳이 없다. 입구에서는 뭔가 좀... 정신이 없고 그래서 그냥 지나 왔는데 그곳에서만 뭔가 먹을 것을 팔았다. 허허허...
먹어보고 싶은 게 있었는데 아쉬웠다.

 해변이 거의 끝나는 곳에 있는 식민지 시대의 유물이다. 이 대포의 오른 쪽으로 조금만(한 50m 쯤?) 가면 대통령 궁의 입구가 나온다. 그래서 여긴 완전히 일반인 반, 경찰과 군인 반인 곳인데 이 대포와 해변을 제외한 어느 쪽으로도 사진은 찍을 수 없다.
그래도 참 마음에 드는 것은 총을 든 경찰이나 군인들도 다 웃는 얼굴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변변한 산업이 없기 때문에 이 나라에서 경찰이나 군인은 인기 있는 직업이라고 한다. 공무원 역시 그렇고(아, 한국도 그렇기는 하구나. 하하하)...

당연히 이 사진은 옆에 있던 경찰에게 찍어도 되냐고 물어보고 찍은 것이다.
기차를 찍다가 혼난 경험이 있었으니까...


(2007년 6월 17일 일요일, 스리랑카 콜롬보 Liberty Plaza 앞 극장 모습, Sigma SD10, Sigma 12-24mm 4.5-5.6 EX DG, SPP 2.2)
(2007년 6월 17일 일요일, 스리랑카 콜롬보 세워진 차가 없는 주차장에서 동네 사람들 크리켓 경기, Sigma SD10, Sigma 12-24mm 4.5-5.6 EX DG, SPP 2.2)
(2007년 6월 17일 일요일, 스리랑카 콜롬보 길거리 개들, Sigma SD10, Sigma 12-24mm 4.5-5.6 EX DG, SPP 2.2)
(2007년 6월 17일 일요일, 스리랑카 콜롬보 기차가 지나는 모습, Sigma SD10, Sigma 12-24mm 4.5-5.6 EX DG, SPP 2.2)
(2007년 6월 17일 일요일, 스리랑카 콜롬보 Gall Face 해변, Sigma SD10, Sigma 12-24mm 4.5-5.6 EX DG, SPP 2.2)
(2007년 6월 17일 일요일, 스리랑카 콜롬보 Gall Face 해변에 있는 식민지 시절 대포, Sigma SD10, Sigma 12-24mm 4.5-5.6 EX DG, SPP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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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출장 #5 - "삐끼"에게 당하다!

 처음 스리랑카에 도착해서 먼저 와있던 사람들에게 들은 말이 "삐끼"를 조심하라는 말이다. 시내를 돌아다니다 보면 관광 안내를 해준다고 아무 것도 아닌 것을 보여주고 돈을 받아가는(거의 강탈) 사람들이 있다고 했다.
난 내가 설마 그런 사람들에게 당하게 될지는 상상도 못했다. 근데... 당했다.
이 아저씨, 나에게 Flying Dog을 보여준다고 데려가서 박쥐를 보여줬다. 그리고 사진 속의 꽃이 Buddha flower라며 나름 열심히 "안내"를 했다.
처음에 이 아저씨는 자기가 이 공원의 정원사라고 하면서 자기가 다른 곳 어딜 가도 볼 수 없는 걸 보여주겠다고 했는데... 허허허...
뭐 그래도 불만은 없다. 달랑 100루피 주고 내가 못 볼 수도 있던 대형 박쥐들을 보여줬으니까.

 그 삐끼 아저씨가 보여 준 엄청 큰 박쥐들이다. 날개 길이가 2m 정도 된다고 하는데 정말 엄청나게 크다. 이렇게 큰 놈들이 저기 보이는 나무에 수백마리는 붙어있다.
다행이라면 다행인 것은 이 큰 놈들이 고기를 먹거나 "피"를 빠는 것은 아니고 과일만 먹고 산단다.
삐끼 아저씨가 던진 나뭇가지에 놀라 이리 저리 날아 다니는 모습니다.

 날이 덥기도 하고 오래 걸었더니 지치기도 해서 길가에서 좀 쉬다가 결국 택시를 부르지 못하고 툭툭을 타고 호텔로 돌아갔다.
예전에(아마 지금도) 우리 나라도 외국인에게 바가지를 씌워서 비싸게 택시비를 받고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나라 역시 외국인에게는 뭐든 비싸게 받는다. 특히 정해진 요금이 없는 이런 툭툭이의 경우 더욱 그렇다. 어떤 때에 보면 같은 거리를 택시(호텔에서 불러 타는 콜택시)보다 비싸게 부르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가능하면 이 툭툭이를 타지 않는데 이 날은 일행들이 다 지쳐서 별 도리 없이 이걸 타고 호텔로 돌아갔다.
그래도 재밌었다. 저렇게 작은 오토바이같은 차에 나까지 남자 3명이 꾸깃꾸깃 타고 콜롬보 시내를 질주했으니... 하지만 오면서 마주친 다른 툭툭이에는 일가족 6명이 탄 경우도 있었다!


(2007년 6월 16일 토요일, 스리랑카 콜롬보 Viharamahadevi Park에서 만난 "삐끼" 아저씨, Sigma SD10, Sigma 12-24mm 4.5-5.6 EX DG, SPP 2.2)
(2007년 6월 16일 토요일, 스리랑카 콜롬보 Viharamahadevi Park의 박쥐들, Sigma SD10, Sigma 12-24mm 4.5-5.6 EX DG, SPP 2.2)
(2007년 6월 16일 토요일, 스리랑카 콜롬보 Viharamahadevi Park에서 호텔로 돌아올 때 탄 툭툭, Sigma SD10, Sigma 12-24mm 4.5-5.6 EX DG, SPP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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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출장 #4 - Colombo 시내 구경

 Gangaramaya Temple을 보고 난 후 시내를 어슬렁 거리며 돌아다니기로 했다. 어차피 어디 멀리 가기도 뭐한 시간이고 날씨도 만만한 수준이 아니었기 때문에...
절에서 나온 후 바로 앞 길을 지나는 버스다. 이런 버스가 많이 돌아다니는데 대부분 인도에서 만든 버스 같다.
아주 각진 모습인데... 각진 모습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아주 마음에 드는 디자인이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이 버스를 한 번도 타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함께 간 일행들 중에 한 명이 버스는 절대 타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려서... 하긴 그 사람은 스리랑카 음식도 입에 대길 싫어했다. 원래 먹던 거 아니면 안먹는다나 어쩐다나...

 콜롬보 시내를 돌아다니면 이런 작은 까마귀가 엄청나게 보인다. 거의 우리나라의 비둘기 수준이다. 물론 하는 짓도 우리나라 비둘기와 똑같다. 이리 저리 쓰레기 뒤지고 사람이 와도 피할 줄 모르고...
그래도 비가 매일 와서 그런지 먼지는 별로 없고 깨끗하다. 그 덕에 까마귀도 좀 깨끗해 보이고 그렇다. 뭐 원래 까만 색이니 더러워진다고 티가 날 것 같지도 않지만 말이다.

 콜롬보 시내에서 제일 큰 공원에 있는 전쟁 기념탑이다. 아마 우리나라의 충혼탑 정도 되는 것 같은데 의외로 아름답다. 우리나라는 그냥 시멘트 덩어리인 경우가 많은데 나름대로 예술적인 조각이 많이 있다.
오랜 역사가 있고 문화적 자존심이 있는 나라라서 디자인에는 우리나라보다 신경을 더 쓴 것들이 많이 있다. 물론 현재 가난하니 모든 부분에서 그렇지는 못하지만 말이다.
이 전쟁 기념탑만해도 주변 정리가 전혀 되어 있지를 않다. 생각뿐이긴 하지만 외국에서 손님이 오면 이런 곳에 참배도 하고 그럴 것 같은데 풀도 마음대로 자라 있고, 문도 떨어지기 직전이고...
멀지 않은 과거에 우리도 그랬을 것 같은데 이 나라도 한 20년 쯤 지나면 달라지려나...

 시내 여러 곳에 있던 우체통이다. 영국 식민지 시절을 오래 겪어서 그런지 영국식 또는 영국 분위기의 공공 시설이 아주 많다. 우체통을 왜 2개나 세웠는지는 아무에게도 물어보질 못했다. 말이 통해야 뭘 물어보지.
제일 왼쪽은 쓰레기통이다. 우체통이랑 같이 서있는 게 왜인지는 역시나 모른다.

한국에서 생각하기엔 열대 지방이라서 매우 덥고 습할 것 같은 느낌인데 시내를 돌아다녀보면 특별히 한국의 여름 더위보다 심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의외로 오히려 습도가 낮은 바람이 불기도 해서 그늘에서는 시원하다.
하지만 햇빛을 직접 받으면 살이 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아주 뜨겁고 따끔 따끔거리기까지 한다.
게다가 매일 오후가 되면 비도 오고...
다른 사람들(먼저 출장을 온 사람들) 말로는 정말 더운 시절은 지나갔고 지금이 좀 시원한 시기여서 그렇다고들 하는데 정말 더운 때를 겪지 못했으니 내 머리 속에는 그냥 "열대도 살만하다"로 각인되어 있다. 허허허...
이렇게 생각하다가 정말 더운 시기에 가게 되면 낭패보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언제 다시 가보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2007년 6월 16일 토요일, 스리랑카 콜롬보 Gangaramaya Temple 앞, Sigma SD10, Sigma 12-24mm 4.5-5.6 EX DG, SPP 2.2)
(2007년 6월 16일 토요일, 스리랑카 콜롬보 Gangaramaya Temple에서 조금 떨어진 길 가, Sigma SD10, Sigma 12-24mm 4.5-5.6 EX DG, SPP 2.2)
(2007년 6월 16일 토요일, 스리랑카 콜롬보 Viharamahadevi Park War Memorial, Sigma SD10, Sigma 12-24mm 4.5-5.6 EX DG, SPP 2.2)
(2007년 6월 16일 토요일, 스리랑카 콜롬보 Viharamahadevi Park 앞, Sigma SD10, Sigma 12-24mm 4.5-5.6 EX DG, SPP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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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7월 13일 금요일

스리랑카 출장 #3 - Gangaramaya Temple

스리랑카에 도착한 날이 금요일이라 바로 다음 날부터 휴일이었다. 새로 간 곳에서 휴일을 맞았는데 호텔 방에서 가만히 있기는 양심이 허락하지 않아 나갔다.

별 준비 없이 도착한 상태라(업무상 출장이었기 때문에 놀러 다닐 곳을 찾아서 가는 것 역시 양심이 허락하질 않았다. 믿거나 말거나.) 멀리 가기도 뭐하고 해서 콜롬보 시내를 구경하기로 하고 간 곳이 이 절이다.

머리 속으로는 뭔가 오래된 절 풍경과 멋진 유물들을 상상했는데 의외로 절에서 "교회"의 분위기가 났다.
대단히 의외의 일이었는데 나중에 보니 이해할만 했다.

우리 나라의 절들은 상당 수가 사람들의 일상과 분리된 산 속에 자리를 잡고 있어서 절이라고 하면 일상과는 다른 어떤 특별함을 기대하고 생각하게 되는데(그 덕에 시내에 있는 현대식 건물의 절은 이상하게 생각된다) 스리랑카의 절은 그 자체가 일상 생활의 한 부분으로 사람들의 일상사와 전혀 분리되어 있지 않았다. 마치 우리 나라의 교회들 처럼 말이다.



사람들이 늘 드나들며 기도하고 하니 풍기는 느낌 역시 그랬던 것 같다.

이 절은 도서관과 박물관을 겸하고 있는 곳이라 내부에 볼만한 곳이 참 많았다.

물론 도서관 시설이나 박물관 시설이 우리가 늘상 생각하고 보는 그런 것들은 아니었지만 자신들의 문화 유산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건물들은 오래되거나 순수하게 전통적 소재와 양식으로 지은 것은 아니었고 우리 나라 교회가 그렇듯이 시멘트와 돌들로 만들어져 있다.
각종 장식물과 조각들 역시 오래된 것들이 아닌 현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국적을 알기 힘든 것들도 있다.



이 절에는 축제 때 상징물을 등에 매고 행진하는 코끼리가 있었다.
그 덕에 시내에서 자주 만나는 "삐끼(이 삐끼에 대해서는 다음에 자세하게 설명하겠다)"들이 무슨 코끼리 축제를 하는 곳이라고 사기를 치기도 한다.

별로 크지 않은 코끼리인데 상아는 땅에 닿을 것같이 길다. 조금 의아한 모습이다.

아마 기부금을 좀 내면 코끼리를 만지게도 해주는 것 같았는데 그다지 내키는 일이 아니라서 관두고 사진만 한 장 찍었다.
안전 때문인지 앞 발과 뒷 발 모두 굵은 쇠사슬에 감겨 있었는데 아마 그 것 때문에도 내키지 않는 일이었던 것 같다.
사람들 욕심에 저렇게 사는 것을 보니...

아무리 자비를 말하는 불교라도 "사람"이 관여하는 한 어쩔 도리가 없겠다 싶었다.

하긴 그 나마 매일 목욕 시켜주고 먹이도 마련을 해주니 자연 상태에서 힘들게 사는 것보다는 좋다고 봐야 하는 건지... 아무튼 내 마음에는 들지 않는다.



절 속에 불교와 관련한 유물과 책들을 전시하는 곳으로 올라가다가 우리 나라와는 약간 다른 양식으로 만들어진 불상을 봤다.
물론 사람들이 불상을 대하는 태도는 전혀 다르지 않다.
경건하고 예의 바르게... 어쩌면 우리와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경건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기도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부처님의 표정 역시 자비로운 모습 그대로이다. 하긴 어딜 가건 종교는 그 자체로 늘 그러니까. 어디든 다 사람이 문제지.

사진에 보이는 선반같은 곳에 사람들이 등불을 하나씩 켜놓고 기도를 한다.









절 속을 이리 저리 돌아다니며 우연히 하늘을 봤더니 맑은 부분이 보였다. 우기에 도착해서 그런지 맑은 날을 보지 못하고 있었는데 참 반가웠다.

하늘과 함께 보이는, 금색으로 장식된 건물은 아주 환상적인 분위기였다.

그런데...

그 앞에 보이는 청동 조각은 좀...
스리랑카의 전통 양식도 아니고 어딘가 중국풍의 느낌인데...

나중에 보니 여기 저기 중국풍의 청동 조각이 많았는데 아마 중국에서 기증을 했거나 한 모양이었다.






(2007년 6월 16일 토요일, 스리랑카 콜롬보 Gangaramaya Temple의 앞 쪽 벽, Sigma SD10, Sigma 12-24mm 4.5-5.6 EX DG, SPP 2.2)
(2007년 6월 16일 토요일, 스리랑카 콜롬보 Gangaramaya Temple 속 풍경, Sigma SD10, Sigma 12-24mm 4.5-5.6 EX DG, SPP 2.2)
(2007년 6월 16일 토요일, 스리랑카 콜롬보 Gangaramaya Temple의 코끼리, Sigma SD10, Sigma 12-24mm 4.5-5.6 EX DG, SPP 2.2)
(2007년 6월 16일 토요일, 스리랑카 콜롬보 Gangaramaya Temple의 불상, Sigma SD10, Sigma 12-24mm 4.5-5.6 EX DG, SPP 2.2)
(2007년 6월 16일 토요일, 스리랑카 콜롬보 Gangaramaya Temple의 금빛 처마와 하늘, Sigma SD10, Sigma 12-24mm 4.5-5.6 EX DG, SPP 2.2)

스리랑카 출장 #2 - 힐튼 호텔

회사에서 비용을 내는 출장인 덕에잠자리 만큼은 아주 호강을 했다.
내가 언제 힐튼 호텔같이 비싼 호텔에서 잠을 자겠는가.
내가 지낸 방은 13층에 있었는데 운이 좋게도 창문으로 보이는 풍경이 아주 괜찮은 곳이었다.
나처럼 호텔이라는 곳을 잘 이용하지 않는(아니 못하는) 사람에게 호텔은 좀 불편한 곳이다. 팁도 줘야할 것 같은 의무감도 들고 내가 뭘 잘못하면 대단한 망신이 될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잠자리는 참 편했다.


#1에서 이야기한 것 처럼 호텔이 있는 위치가 대통령 궁 바로 옆이라 사진을 맘대로 못 찍는 곳이 많았는데 창 밖 풍경 역시 그랬다.
호텔 창문 어디에나 “사진 찍지 마시오“라는 말(물론 영어로!)이 써 있었다.
그렇다고 못찍을 나는 아니지만 그래도 한구석 맘 불편함이 있을 수 밖에 없어서 많이 찍지는 못했다.
사진 속에 보이는 건물이 대통령 비서실 건물이다. 게다가 내전 중인 나라이니 이런 중요 시설의 사진은 당연히 못 찍게 할 것이다. 이해한다. 그래도 찍었다.

안다. 나쁘다는 거.


(2007년 6월 15일 금요일, Sri Lanka Hilton Colombo 1315호, Sigma SD10, Sigma 12-24mm 4.5-5.6 EX DG, SPP 2.2)
(2007년 6월 24일 금요일, Sri Lanka Hilton Colombo 1315호에서 내다 본 풍경, Sigma SD10, Sigma 12-24mm 4.5-5.6 EX DG, SPP 2.2)

스리랑카 출장 #1



얼마 전에 회사에서 스리랑카에 출장을 다녀왔다.
사실 업무로 해외에 나가면 일이 신경 쓰여서 주말에도 제대로 돌아다니지 못하는데 역시나 이번 출장에도 그랬다.
무려 3주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구경 다닌 곳은 딱 2곳 뿐이다.
그러니 사진도 별로 없고 추억거리도 그냥 그렇다.

우리 나라보다 선진국으로 출장을 가면 일하는 곳 주변에도 구경할 곳이 많은 경우가 있는데 스리랑카는 그렇지는 못했다.
콜롬보에서 제일 좋은(?) 지역에서 일을 했는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바로 옆에 콜롬보 대통령 궁이 자리를 하고 있어서 사진도 맘대로 못 찍고 그랬다.
게다가 내전이 진행 중인 나라인지라 밤에(퇴근 후에) 맘 편히 걸어 다니기도 힘들었다. 사실 그냥 다니는데 아무 문제도 없겠지만 테러라도 당하면 골치 아픈 일이라...
내전 중이라고는 하지만 우리 나라가 휴전 중인 것과 그다지 다른 느낌은 아니였다. 사람들도 그렇고...
다만 길거리에 경찰과 군인들이 많다는 것. 그리고 그 사람들이 모두 실탄을 장전한 총을 들고 있다는 것이 좀 다를 뿐이었다. 하긴 우리 나라도 실탄을 장전한 총은 들고 다니니까...
아, 그리고 가끔 현지 신문에 반군이 테러를 위해 폭탄을 수송하다가 적발된 내용이 나기도 했다. 내가 콜롬보에 있는 동안 2번 그런 일이 있었다. 그래봐야 남의 나라(진짜 남의 나라) 이야기처럼 흘려 듣고 말아버리긴 했지만.

스리랑카는 알다시피 불교 국가이다. 하지만 현지에서 보니 의외로 무슬림과 기독교도도 많이 있었다. 수도인 콜롬보에 여기 저기 교회와 모스크가 있었고 무슬림 특유의 옷차림을 한 사람들도 많이 보였다.
어쨌거나 종교적으로는 서로 잘 살고 있는 모양인데 나야 그 내막을 잘 모르겠다. 그저 역외인으로 본 느낌으론 그렇다. 특별히 종교적인 차별이 있는 것 같지는 않아 보였다. 하지만 역시 전통적인 불교 국가라서 여기 저기 불교적인 색채가 매우 강했다. 특히 매달 음력 보름이면 “Poya day” 라고 해서 불교의 전래를 축하는 휴일이 있었다. 직장인 입장에서 보면 휴일이 많으니 좋긴 한데 여행자 입장에서 보면 아주 불편한 일이었다. 어떤 상점도 이 날엔 일을 하지 않고 노니... 게다가 TV도 불교와 관련된 프로그램만 방송을 한다.

물가는 아주 싸서 한끼 식사를 해결하는데 우리 돈 2000원 정도면 충분하다. 물론 그러려면 현지인들이 먹는 스리랑카 음식을 먹어야 한다. 나는 워낙 음식을 가리지 않아 뭘 먹어도 좋았기 때문에 상관이 없었는데 함께 갔던 회사 사람은 그렇지가 않아서 비싼 서양식 음식을 먹었다. 서양식 음식은 적어도 우리 돈 5000원 이상을 줘야 먹으니 한국에서 먹으나 거기서 먹으나 물가 차이가 나질 않는다.
식사는 그렇고 열대 과일은 아주 아주 싸서 나 같은 사람에겐 행복 그 자체가 될 수도 있는 곳이었다. 길거리의 과일 가게에서 파는 과일 가격이 아주 황당하게 쌌는데 망고의 경우 12개에 우리 돈 2000원이 되질 않았다. 물론 다른 과일들도 많았는데 다 사먹어 보진 못했다. 어쩐 일인지 일행들은 과일조차 먹질 않아서...

아무래도 우리보다 국민 소득이 낮고 내전을 진행하고 있는 곳이라 도로나 기타 기반 시설은 불편하다. 특히 인터넷은 아주 느렸는데 어쩔 방법이 없는 모양이었다. 게다가 내가 일했던 곳이 스리랑카에서 제일 좋은 빌딩이었는데도 불구하고 가끔 전기가 예고없이 정전되서 황당했다. 그 덕에 현지에 설치된 서버와 네트웍 장비들의 수명이 보장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매우 밝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늘 웃고 친절하다.
어디선가 조사한 걸 보면 국민 소득과 상관없이 방글라데시와 스리랑카의 국민 행복 지수가 세계 1, 2위를 다툰다고 했는데 실제 사람들을 보니 그럴 것 같았다. 욕심을 많이 부리지도 않고 뭔가를 갖기 위해 아둥바둥하는 것 같지도 않았다. 원래 열대 지방(사실 내가 간 기간은 스리랑카의 우기라 그리 덥지 않았다)의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먹을 것과 잘 곳이 쉽게 해결되기 때문에 아둥바둥 살지 않는 경향이 있는데 스리랑카 역시 그런 모양이다. 거기다 오래된 불교적 사고 방식도 한 몫을 단단히 하고 있어 보이기도 했다.

달랑 3주 동안 보고 느낀 것이니 정확하다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스리랑카 사람들이 조금 부럽긴 했다.
어디를 가나 잘 자란 나무들이 우거져 있고 거의 매일 내리는 비 덕에 길거리에 먼지도 없다.
숲으로 조금만 들어가면 먹을만한 것들이 있고 4계절 추워지지 않으니 말 그대로 “이슬 먹고 은하수를 덮고 자는” 게 가능해보인다.

하지만 주말에 시간을 내서 Sigiriya라는 유적지(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 중 하나라고 했다)를 보니 아무 생각 없이 사는 사람들은 절대 아니었다. 현대에 유적지 주변을 정리하고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도 그렇고 유적지를 만든 솜씨도 상상을 초월한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우리가 석굴암이나 불국사를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자랑스러워할 만 했다.

말 주변이 변변치 않으니 내가 느끼고 본 것을 글로 표현하는 게 너무나 어렵다. 하지만 누군가 스리랑카 여행을 위해 내게 물어본다면 당연히 “엄지 손가락 들고“ 추천하겠다. 내전 지역 이외의 장소를 최대한 많이 다녀보라고 권하겠다.


(2007년 6월 18일 월요일, 스리랑카 반다라나이케(Bandaranaike) 국제 공항 입국장, Samsung Kenox S630, 박종관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