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5월 11일 수요일

미친듯이 바쁜 날들

 올해들어 정말 정신 없이 바쁜 날들이 계속되고 있다.
 회사에서 내가 맡아서 하는 일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좀 반복되는 일을 했는데 이번에 바뀐 일은 그렇지가 못하다. 덕분에 매일 매일 새로운 사건과 일들이 나타난다.
 제일 시간을 많이 쓰게 하는 건 역시나 개발 업무이고 그 다음은 새로운 업무 도구들에 익숙해지는 일이다.
 Database와 관련한 일을 하게되니 교육받을 것도 많고 내가 공부해야할 것도 많다.
 흥미롭고 재미있지만 회사 일에 신경을 쓰느라 그나마 가족에게 써야할 시간을 더 줄이고 있는 게 가슴 아프다. 물론 그 덕에 블로그에도 자주 들어 오지 못하는 것도 서글프다.

 원래 내 신조가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지 말자"인데 요즘은 그 말에 꼭 정 반대되는 생활 중이다. 이게 웃긴 것은 그 신조의 윗 쪽에 있는 또 다른 신조인 "조용하고 평화롭게 살자" 때문에 이렇게 된다는 점이다. 그 동안은 늘 조용하고 평화롭게라는 기준으로 일의 분량과 종류를 결정해왔는데 그게 꼭 지속적인 "평화롭고 조용하게"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게 되면서 내 행동에 변화가 생긴 것 같기 때문이다.
 "평화롭고 조용하게"라는 걸 실천(나름대로는)하면서 가장 피하던 일이 "경쟁", "소외" 등인데 이게 결코 장기적인 평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아서이다. 그 동안(거의 10년 넘는 기간동안) "평화", "고요"에 신경쓰면서 보니 이런 생활이 사회적인 "주변인"으로 살아가게 하는 느낌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장래를 알 수 없는 현재이고...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 조용하고 평화롭게, 그렇지만 늘 변화하는 삶을 살고 싶었는데 그게 공존하기가 참 어렵다. 결국 내가 가진 능력이 많이 모자라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당분간 "평화"와 "고요"를 추구하는 삶은 포기하고 살아야할 모양이다. 산이와 수린이에게 더 좋은 삶을 주기위해서라도 어쩔 방법이 없다. 서글프다. 다른 사람을 소외시키지 않으면서 함께 잘 사는 길을 찾고 싶었는데 "극한 경쟁"이라는 단어가, 그리고 그 결과들이 날 그렇게 살 수 없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