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3월 21일 금요일

출근 길, 빛나는 햇살.


(2008년 3월 21일 금요일, 서소문으로 가는 172번 버스 속에서, Nikon D300, AF Nikkor 20mm 2.8D)

어제 마신 술이 정신을 몽롱하게 하는 아침 출근 길.
버스 창으로 들어오는 햇빛이 나를 기쁘게 한다.

창으로 들어오는 밝은 빛은 봄을 내 얼굴로 느끼게 해준다.

이렇든 저렇든 봄 햇빛을 느끼며 출근하는 길은 기쁘고 행복하다.
비록 어제 마신 술에 머리가 아플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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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3월 20일 목요일

직장인.


(2008년 3월 19일 수요일, 서울 충무로, Nikon D300, AF Nikkor 20mm 2.8D)

직장이라는 곳을 다니면 신기하게도 다들 괴롭다.
취미였던, 아주 재미있어하던 일도 직업이 되면 전처럼 즐겁지 않다.
매달 나오는 월급에 목을 매달고, 월급날 뒤로 몇 일간의 즐거움이 마약이다.

여행이나 사진이 직업이라면 그것들도 더 이상 즐겁지 않게될지 참 궁금하다.
지금 생각으론 그렇게 될 것 같지 않은데...
하긴 컴퓨터 프로그래밍도 직업이 아닐 때는 즐거웠다.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프로그램을 만들면서도 밤을 샐 수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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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3월 17일 월요일

잔디가 무슨 카펫이니?


(2008년 3월 17일 월요일, 서울 시청 앞 서울 광장, Nikon D300, AF Nikkor 20mm 2.8D)

2~3주 전부터 점심을 먹고 주변을 걸어 다니고 있다.
운동 겸 산책 겸 사진 찍기 시간인데 이걸 매일 하다보니 느끼는 게 조금씩 달라진다.
전에는 날씨의 변화나 식물들의 변화가 어느 순간 확 다가오곤 했는데 이제 매일 매일 조금씩, 죽을 힘을 다해 변하는 가로수나 풀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날씨가 좋아서 기분 좋게 걸음을 옮기고 있는데 서울 광장의 분수가 작동하는 게 보였다.
아마 더 이상 얼음이 얼지 않으니 작동을 시작한 모양이다.
시원하다고 표현하기는 좀 이르지만 분수가 작동하면서 물소리를 들으니 시원했다.

서울 광장엔 잔디를 깔고 있었다.
"아, 봄이 오니까 이제 잔디를 까는구나."하고 심드렁하게 지나려다 보니...
"아니, 작년에도 잔디는 있었잖아?"


(2008년 3월 17일 월요일, 서울 시청 앞 서울 광장, Nikon D300, AF Nikkor 20mm 2.8D)

허허허허허허...
이거야 원. 잔디도 살아있는 생명체인데 해마다 새로 깐단 말인가?
잘 살아갈 수 있게 관리를 할 생각은 안하고 겨울이 지날 때마다 그냥 새로 깔아?
무슨 카펫 새로 까는 것도 아니고...
이럴 거면 그냥 인조 잔디를 깔지.


(2008년 3월 17일 월요일, 서울 시청 앞 서울 광장, Nikon D300, AF Nikkor 20mm 2.8D)

서울 광장에 깔릴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돌돌 말린 잔디 "카펫"들.
가만히 생각하니 이게 우리의 자화상이다.
생명이건 뭐건 그냥 경제성이나 비용만 생각하면 땡인...

하긴 뭘 바라겠는가.
전봇대의 전선을 가린다고 전봇대를 옮기는 게 아니라 가로수를 잘라버리는 나라에서.

사람의 생명을, 인권을 생각하는 사회라면 "생명"을 가진 다른 생물에게도 관심과 사랑이 있을텐데 사람의 생명 지키기도 못하는 나라이니 자기 목숨 지키기에도 바쁜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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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른한 오후의 고궁 산책


(2008년 3월 16일 일요일, 서울 덕수궁, Nikon D300, AF Nikkor 20mm 2.8D)

날씨가 너무 좋아서 집에 있기 좀 민망해하고 있었는데 처형이 연락을 주셨다.
빈센트 반 고호의 작품전이 오늘 끝난다고...
그래서 급하게 준비해 서울 시립 미술관으로 나갔는데 우리처럼 생각한 사람들이 무진장 많았던지 입장객 줄이 시립 미술관에서 덕수궁 대한문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허허허...
그 덕에 길게 늘어선 줄을 잠시 바라보며 한숨을 쉬다가 그냥 포기했다.

잠깐동안 이걸 어쩌나하고 있다가 집사람이 아직 한 번도 덕수궁에 가본 적이 없다고 해서 덕수궁을 구경하기로 했다.
대학에 입학하며 서울에 올라온 집사람은 17년이나 서울에 살면서 아직도 안 가본 곳이 많다. 그래서 가끔 황당해 하는 경우가 있다. 당연히 가봤을 줄 알고 이야기하면 한 번도 가보질 못했다고 해서 말이다.


(2008년 3월 16일 일요일, 서울 덕수궁, Nikon D300, AF Nikkor 20mm 2.8D)

덕수궁에 들어가니 날씨가 좋아서 산책을 나온 사람들이 참 많았다.
경복궁처럼 화려하고 큰 규모는 아니지만 그래도 이런 저런 건물들이 고궁으로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고 또 다른 궁궐에는 없는 석조전도 있고 해서 기분 좋게 산책을 했다.

산책을 하다보니 석조전에 있는 미술관에서 화가 최영림과 일본 화가인 무나카타 시코라는 사람의 작품을 함께 전시하고 있었다.
빈센트 반 고호전을 포기하고 온 터라 이거라도 보자하고 들어가서 구경을 했다.
약간 어두운 화면에 거친 질감의 그림들이 전시되고 있었는데 느낌이 좋았다.
하지만 총 4개의 전시실을 다니며 보는 게 여간 힘든 게 아니라서 중간 중간 쉬어야만 했다.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 나도 그렇고 임신을 해서 몸이 무거운 집사람도 그렇고...

2층에 있는 예쁜 창 가에 벤치가 놓여 있어 봄 햇살을 즐기며 쉴 수 있어 좋았다.


(2008년 3월 16일 일요일, 서울 덕수궁, Nikon D300, AF Nikkor 20mm 2.8D)

창 살이 특이한 모양이라 창 밖을 보면서 창의 아름다움도 같이 즐길 수 있었다.
창으로 들어오는 오후의 게으른 햇빛도 함께.
게으른 부부에게 덕수궁 석조전이 주는 선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008년 3월 16일 일요일, 서울 덕수궁, Nikon D300, AF Nikkor 20mm 2.8D)

창으로 들어오는 햇빛은 이렇게 바닥에 보기 좋은 그림을 그려주었다.
미술관에서 보는 빛은 좀 다른 느낌이었다.
왠지 더 아름다운 것 같다.
미술에 무식해서 더 그렇게 느끼는 지도 모르겠다.

이제 2달만 있으면 집사람의 뱃속에 있는 아이가 태어난다.
초음파 검사 결과 아들이라고 하는데 아이가 태어나면 한 동안 이런 여유는 느낄 기회가 없을 것 같다.
이리 저리 뛰어다니는 아들을 따라다니기에도 벅찰 것 같은데 태어나기 전에 열심히 여유를 만끽해야겠다. 태어나면 적어도 10년 후에나 이런 여유가 생길 것 같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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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3월 15일 토요일

봄이 오다.


(2008년 3월 15일 토요일, 경기 용인 양지 집, Nikon D300, AF Nikkor 20mm 2.8D)

해마다 봄이 오면 제일 먼저 봄이 왔음을 알려주는 꽃이다.
어머니께서 여러 해 전부터 집에서 기르시는 군자란인데 특별히 신경을 써주지 않아도 봄이 오면 이렇게 멋진 꽃을 보여준다.
어머니께서 화초 기르기를 좋아 하시기 때문에 난 별다른 노력 없이 철마다 꽃을 본다.
사실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갈 때 쯤 마당에 놓인 화분들을 집안으로 들여 놓는 일을 해드리긴 하지만 그건 정말 어쩌다 있는 행사일 뿐이다. 때 맞춰 물을 주고, 시든 잎을 치우고, 햇빛이 모자라면 화분을 창가로 옮겨 주는 모든 일들은 어머니께서 하신다.
결국 "특별히 신경을 써주지 않아도"라는 말은 내게만 적용되는 말일뿐이고 어머니께서는 이런 저런 신경을 많이 쓰시는 것 같다.

이렇게 멋진 꽃을 해마다 보여주시는 어머니께 감사하고 또 잊지 않고 꽃을 피워주는 군자란에게 고맙다.

올해도 또 이렇게 멋진 봄이 왔다.
기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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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3월 14일 금요일

비가 갠 봄 날의 산책


(2008년 3월 14일 금요일, 서울 시청 앞 광장, Nikon D300, AF-Nikkor 20mm 2.8D)

점심을 먹고 남대문 시장을 돌아 롯데 백화점까지 다녀 왔다.
점심 시간마다 운동을 하기 위해 걸어 다니는데 오늘은 하늘이 맑아 기분이 좋다.
어제 밤에 온 비가 공기를 씻어 줘서 그런지 멀리 보이는 하늘 색이 참 괜찮다.



(2008년 3월 14일 금요일, 서울 서소문 SK 건설 사옥, Nikon D300, AF-Nikkor 20mm 2.8D)

사진도 찍고 함께 일하는 직원과 이야기도 하면서 밝은 햇살을 느꼈다.

나른하게 기분 좋은 피곤함이 온다.
좋다.
해먹에 올라 한 잠 잘 자유와 시간만 있다면 더 부러울 것이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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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3월 8일 토요일

아이들과 산책하기


(2008년 3월 8일 토요일, 경기 용인 와우정사, Nikon D300, AF-Nikkor 35-70mm 2.8D)

집 사람의 친구 가족과 만나 산책을 나갔다.
아이들과 함께, 아이들이 마음대로 뛰어다녀도 차 걱정 안 할 수 있는 곳에 가니 참 좋다.

내 아이가 5월에 나온다.
어서 키워 함께 산책하고 싶다.

그런데 아이가 혼자 뛰어다닐 때가 되려면 몇 년이나 지나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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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3월 5일 수요일

광화문 북어국집


(2008년 3월 5일 수요일, 서울 광화문 파이넨스 센터 뒤 광화문 북어국집 앞, Nikon D300, Tamron SP 17mm 3.5, Yellow Filter)

한 그릇만 먹으면 뼈 속까지 시원해진다는 광화문 북어국집에서 점심을 먹었다.
전날 술을 많이 먹은 팀원이 고집을 부려 광화문까지 걸어가 먹게 되었는데 맛이 아주 괜찮다.
뼈 속까지 시원해지는 것은 아닐지 몰라도 확실히 술 먹고 아픈 배는 풀어 준다.

기쁘다.
이렇게 해서 또 다른 맛있는 집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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