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7월 21일 금요일

거기서 뭐해?

 우리 집 귀염둥이 차돌이 덕에 웃는 일이 참 많다. 이 사진처럼 가끔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빼꼼히 처다보면 웃지 않을 수 없다.

프로그래머로 살면서 제일 중요한 것, 아니 젊음을 유지하면서 제일 중요한 게 호기심인 것 같다. 호기
심을 늘 갖고 있으면 나이에 상관없이 "젊은이"가 아닌가 한다.

특히나 매일 매일 생각하고 분석해야하는 프로그래머 입장에서 호기심을 갖지 않는 사람과 함께 일하게 되면 불편한 것이 이만 저만한 게 아니다. 꼭지를 던져주면 "당연히" 그 꼭지에 달린 나머지 부분을 끌어내 호기심을 채우리라 생각했는데 그러지 않고 던져준 꼭지에 머무르는 사람들인데 이런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하게 되면 하나에서 열까지 모든 일을 지시하고 설명해야 한다. 그렇다고 꼭 그 사람들을 비난하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는다. 우리 나라 교육이라는 게 늘 호기심과 호기심에서 발생하는 창의성을 눌러 규격화되고 지시를 잘 이행하는 인간을 만드는데만 관심이 있었으니 말이다. 다르게 말하면 그 사람들은 교육 과정을 성실하게 수행한 사람들이다. 사실 그걸 이상하게 생각하는 내가 "정상적" 교육 과정을 수행하지 못한 사람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매일 매일 새로운 사고를 논리적으로 완성해야 하는 프로그래머 입장에서 본다면 그 사람들은 "유능한" 프로그래머로서 낙제점인 사람들인데 의외로 그런 사람들이 많이 있다. 뭐, 그렇다고 내가 그런 유능한 프로그래머란 이야기는 아니다. 말하자면 그렇다는 것이지...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초롱 초롱한 눈망울을 보이는 사람들을 많이 보고 싶다.
또한 내 자신이 그런 상태로 살고 있는지 매일 매일 거울을 본다. 늘 젊게 살고 싶기 때문이다.

(2006년 6월 25일 일요일, 경기도 용인 죽전 집, Sigma SA-9, Sigma 24-70mm 2.8 EX DG Macro, Kodak Gold 200, Konica Minolta Scan Dual 4) Posted by Picasa

2006년 7월 12일 수요일

놀기 힘들다. 정말.

 종일 놀았더니 힘들어 죽겠다.

회사에 나와서 이게 뭐하는 짓인지...

회사에서 노는 것에 신물이 난다고 하면 충격 받을 사람들 많겠지만 이거 진짜 힘든 일이다.

일이 전혀 없어서 노는 게 아니고 다른 사람이 뭔가를 해줘야 내가 뭘 할 수 있는 상태일 때. 그리고 그렇다고 다른 일을 할만한 여유가 있는 건 아닐 때. 이럴 때 회사에서 울며 겨자 먹기로 놀게 되는데 이거 진짜 고역이다. 공식적으로 할 수 있는 일(할 일이 아니고)이 없어서 노는 것이니 맘대로 나가 놀지도 못하고 인터넷 뒤지면서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열심히 일하는 다른 직원들, 특히 내가 시킨 일을 하는 부하 직원들, 보긴 또 얼마나 민망한지...

아마 겪어 본 사람은 알 것 이다. 이게 얼마나 괴로운 일이란 것을...

회사에서 이러고 놀고(!) 있으면 이 사진에 나오는 것같은 하늘이 머리 속에 떠오르며 번개가 버쩍해서 천벌을 받을 것 같다는 일종의 강박관념에 시달리게 된다. 그런 강박관념은 없는 게 더 좋은데... 결국 소심한 A형이라 그런 것 같다는 변명 아닌 변명을 자신에게 날리며 "논다".

아마 소심한 A형으로서 이런 상황을 겪은 사람들은 이런 상황에서 얼마나 조바심이 나는지 잘 알 것이다. 그 금방 쌀 것 같은 느낌의 부적절한 지속.

제발 내일은 이런 느낌없이 시원하게 일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으... 대체 달라는 문서 양식은 왜 안줘서 이런 상황을 겪게 하는 거야...

지난 봄에 외근을 갔다 오며 찍은 사진이다. 간편하게 다니느라 그 때 들고 나갔던 카메라가 그 유명한 로모였는데 의외로 좋은 사진을 많이 보여 줬다. 역시 나쁜 카메라는 없는 모양이다. 나쁜 사진가는 있어도 말이다.

(2006년 4월 7일 금요일, 서울 덕수궁 옆 성공회 교회, Lomo LC-A, Medical Color 200, Konica Minolta Scan Dual 4) Posted by Picasa

2006년 7월 10일 월요일

답답하고 또 담담한 하루

 종일 집에서 먹고, 자고 하며 지냈다. 영리와 함께, 또 차돌이와 다투며 종일 집에서 있다보니 내가 지금 뭘 하는 건가하는 생각이 든다. 할 일이 없었던 것도 아니고 갈 곳이 없는 것도 아닌데 늦잠으로 시작된 게으른 하루는 빈 틈을 보이지 않고 끝이 났다. 그리고 그와 함께 아까운 주말도 한 자락 날아갔다.

 1년이면 기껏 쉰 두 번 밖에 오지 않는 주말을 이렇게 집에서 낭비하는 것도 일면 답답하기도 하고 일면 담담하기도 하다. 궂이 편안하다고 말하긴 힘들지만 그렇다고 불편하다고 하기도 힘들다.
이렇게 조용하고 별 사건 없는 시간이 많이 지나면 내 인생도 좀 조용하고 편안해질 수 있을지 모르겠다. 또, 그렇게 조용하게 된다는 것이 인생을 "잘" 산 증거가 될지도 알 수 없고.

 예전에 피가 늘 끓어 오르던 20대 초반에는 늘 바빴다. 누가 불러 주지도 않고 주머니에 아무 것도 없어도 무조건 나가서 돌아다녔던 기억이 난다. 지금처럼 "조용한" 또는 "담담한" 주말은 상상도 하지 못했었다. 나를 포함한 친구들 모두 마치 조울증 환자들인양 이것에 감동하고 저것에 분노하며 길고 긴 시간에 힘들어 했었다.

 아직도 가끔 피가 끓어 "고통"스럽지만 그래도 그 역시 예전만큼은 아니고 예전에는 갖지 못하던 여유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어찌 보면 훨씬 편안한 삶을 갖게 된 것인데 왜 가슴은 다 차오르지 않는 것인지 모르겠다. 20대 초반엔 지금의 내 나이가 되면 뭔가 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아직 난 뭘 알지는 못하고 있고. 그리고 이미 지나가 버린 열망의 시간이 남긴 것은 뭔가 그리움이다.

 아마 가끔씩 내 20대에 꿈이던 Nikon F5가 이제는 손에 넣을 수 도 있는 꿈이 됐건만 내 가슴을 누르는 것도 내가 이미 갖지 못하게 된 그 어떤 것에 대한 그리움 때문인 모양이다. 비록 내가 지금 그 시절 꿈을 손에 넣는다고 해도 아마 그 가슴 아픔과 그리움을 다 지우지는 못할 것이다. 20대의 꿈이 늘 그러했고 그 꿈의 결과들이 늘 그러했던 것처럼.

 하루 하루를 지내고 또 재미없어진 하루를 시작하면서 지나간 시간을 생각하는 것은 특별히 반성이 아니여도 꽤 괜찮은 것 같다. 저 사진처럼 사방이 막힌 공간에서라도 하늘만 볼 수 있다면 씩하고 웃어줄 여유도 생긴 것 같고, 또 저런 공간에 낯이 설지도 않은, 이제 내 나이 서른 여섯이다.

(2006년 4월 24일 경, 구로 코오롱 사이언스 벨리 II 중앙 휴식 공간, Nikon F-301, Tamron SP 17mm 3.5, Kodak TMax 100, Konica Minolta Scan Dual 4) Posted by Picasa

2006년 7월 7일 금요일

사진은 빛으로 찍는다.

 자주 자주 까먹는 말이 있다.

"사진은 빛으로 찍는다"

하지만 매일 매일 머리 속을 맴도는 말은

"좋은 카메라가 찍는다"

허허허허...
이러니 매일 카메라 사이트들이나 돌아다니며 산다. 새로운 카메라를 사용해보는 건 참 기분 좋은 일이긴 하다. 그래도 그 사진기로 좋은 사진을 찍지 못하면 아무 소용도 없지만...
단촐한 장비로 진짜 사진에 집중하려고 생각을 정한지 벌써 한달이나 됐다. 하지만 그 동안 정리한 카메라는 달랑 한 대. 빨리 팔아야 한다는 생각은 늘 하는데 행동으로 옮겨지지가 않는다. 장터에 올릴 생각을 하면 그 카메라와 생겼던 추억들이 하나 하나 생각이 나서 장터에 올리는 일을 또 뒤로 미루고 만다. 카메라는 그저 카메라일 뿐 남는 것은 사진인데 마음 약한 사람이라서 그런지 자꾸 카메라가 사람인 것처럼 느껴진다. 이런 생각을 빨리 버려야 하는데...

이번 주말엔 꼭 정리해서 장터에 올려야 겠다. 진짜 사진을 찍기 위해서라도.

(2006년 6월 18일 일요일, 강원도 정선 가수리 동강, Minolta Capios25, Agfa CT Precisa 100, Konica Minolta Scan Dual 4) Posted by Picasa

2006년 7월 6일 목요일

살아 있는 것들은 다 아름답다.

  역시 살아 있는 것들은 다 아름답다.

모두 시그마 클럽 경복궁 촬영 번개에서 찍은 사진인데 죽어 있는 것 같은 전각에 비해 더 아름답다.


  사람도 그럴 것 같다.
살아 있으면 다 아름답다.
경복궁의 전각들이 잘 "관리"되고는 있지만 "살아 있다는" 느낌을 주지 못하는 것 처럼 사람도 숨을 쉰다고 다 살아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눈에 힘을 주고 세상에 맞서는 사람만이 살아 있는 사람이다.
변화에 반응하고 땀 흘리는 사람만이 살아 있는 사람이다.


  꽃이건 나무이건 살아 있는 것들을 찍을 때면 늘 내 자신을 돌아 본다.
난 저렇게 힘차게 살아있는가하는 질문을 하게 된다.
내가 세상을 향해 "나 여기 살아 있다"라고 말할 수 있는지 의심한다.


  늘 살아 있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저 꽃들 처럼...

(2006년 5월 28일 일요일, 서울 경복궁, Nikon F-301, Kodak Gold 200, Konica Minolta Scan Dual 4) Posted by Picasa

2006년 7월 5일 수요일

이렇게 날이 좋은 주말에 집에 있긴 힘들지...

 너무 좋은 날이었다. 집에 있기엔...
종일 집에서 빈둥거리며 씻지도 않고 지내고 있었는데 갑자기 목이 말라 부엌에 갔다.

이런, 이런...
이렇게 좋은 날씨를 집에서 보고만 있다니.

그래서 나갔다.
아내에게 갖은 아양을 다 떨어서 결국 양평의 유명산엘 갔다.
느즈막히 나갔으니 뭐 대단한 걸 찍어오진 못했지만 그래도 나갔다 오니 마음은 편했다.
이거 원. 이렇게 나다니다 거지로 살게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하여간 장비에서 사진으로 관심을 옮기고 부터는 맑은 주말이 두렵다. 집에서 쉴 수가 없으니까.

(2006년 5월 7일 일요일, 경기도 용인시 죽전 집 부엌, Sigma SD10, Tamron SP 70-200mm 3.5-4) Posted by Picasa

오래된 친구를 만나는 즐거움...

 다들 오래된 친구가 있을 것이다.

이 녀석이 내 오래된 친구이다.

아무 것도 모르던 고등학교 시절부터 어떤 때는 황당한 일을 저지르고 또 어떤 때는 서로 의지하기도 하고 그러면서 시간을 보내 눌러 담은 친구이다.

어떤 때는 실망하고 또 어떤 때는 기뻐하기로 하고...

친구가 주는 것이 꼭 즐거움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저 친구이기에 "그걸로 됐다" 말할 수 있다.

형제에게서 느끼는 감정과 비슷한 것을 느끼는 친구들을 만나면 꼭 얼굴을 보고 말하지 않아도, 그냥 술만 마시고 있어도 즐겁다.

내게 친구를, 오래된 친구를 만나는 일은 즐겁다.

(2006년 5월 12일 금요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 미금역 부근 술집, Minolta Hi-Matic 7sII, Kodak EliteChrome 100 / 36 Exp., Konica Minolta Scan Dual 4) Posted by Picasa

2006년 7월 4일 화요일

행복의 조건?

파주 헤이리에 갔다가 밥을 먹으러 들어 갔을 때 찍은 사진이다.

집 사람이나 나나 둘 다 먹을 거 먹는 걸 인생에 큰 기쁨으로 여기기 때문에 맛있는 식당에 들어가면 둘 다 이런 표정이 나온다. 특히 남이 사주는 음식을 먹으러 가면 더 하다. 허허허허...
그 덕에 둘 다 살이 너무 많아 고민이긴 하지만 그래도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는 건 기분 좋은 일이다.

이 날은 처형이 밥을 산다고 하셔서 저렇게 좋아하는 표정이 나왔다. 물론 사진을 찍는 나 역시도 저런 표정으로 사진을 찍었다.

이 날 헤이리에서 책을 몇 권 샀는데 내가 제일 마음에 들었던 책은 유진 스미스의 사진집이었다. 사진집이라고 하기엔 좀 작은 책이었는데 유진 스미스의 전기 비슷한 그런 책이었다. 문고판이라 크기도 작고 해서 기분 좋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좋은 풍경을 보며 괜찮은 책을 가지고 있으면 더 부러울 것이 없다.
여기에 카메라만 있다면 아마 더 바랄 것이 없을 것이다.

그렇게 더 바랄 것이 없는 삶을 쭈욱 살 수 있으면 좋겠다.

(2006년 4월 2일 일요일, 경기도 파주 헤이리 부근 설렁탕 집, Minolta Dynax 7000, Rokkor 35-70mm, Kodak Tmax 100, Konica Minolta Scan Dual 4) Posted by Picasa

2006년 7월 3일 월요일

영리야 고마워...

 강원도 정선 동강에 갔을 때 찍은 사진이다.
사실 이 날 거기까지 간 것은 그 주에 새로 산 Sigma 70-300mm APO DG Macro 렌즈를 테스트하기 위함이었다. 이런 속샘을 뻔히 알면서도 따라다녀주는 아내가 고맙다.

아내는 허리가 좋지 못하다. 좋지 않은 의자에 오래 앉아 일을 하면서 생긴 디스크 때문인데 이것 때문에 오래 차를 타면 많이 불편해한다.

내가 풍경을 찍고 있을 때 잠깐 허리를 펴고 있다.
늘 내 생각을 먼저 해주는 아내가 고맙다.

(2006년 6월 18일 일요일, Sigma SD10, Sigma 70-300mm APO DG Macro) Posted by Picasa

장비병 전염 시키기

올해 초에 갑자기 영리의 후배인 황지환씨의 전화를 받았다.

"형님, 카메라를 사려고 하는데 어떤 게 좋을까요?"

정말 헉!이었다. 내가 뭘 추천하다니하는 마음에...
그래서 이리 미루고 저리 미루다가 결국 5월이 되었고 지환씨는 개인적으로 이리 저리 알아보다가 결국 삼성의 GX-1s를 구입한 모양이다.

나름 책임감을 느껴 주말을 이용해 함께 대관령 양떼 목장을 다녀왔다. 이리 저리 카메라 사용법을 알려주고 사진을 찍고 했는데 기분 좋은 하루였다.
렌즈를 이리 저리 보여주고 "밝은(비싼!)" 렌즈들의 잇점에 대해 시키지 않아도 최대한 상세하게 설명하고... 근데 예상 외로 강한 면역 반응을 보이는 것 같다. 더 노력해서 전염을 시켜야 하는데...
아무래도 난 사악하다. ^^

가는 내내 하늘에 구름이 가득해 걱정했더니 대관령은 이렇게 멋진 하늘을 보여줬다.

좋은 사진 많이 남기는 카메라가 되길...
(2006년 6월 3일 토요일, 강원도 대관령 양떼 목장, Nikon F3HP, Tamron SP 17mm 3.5, Agfa CT Precisa 100, Konica Minolta Scan Dual 4) Posted by Picasa

시그마 클럽 경복궁 촬영 번개


시그마 클럽의 경복궁 촬영 번개 때 찍은 사진들이다.

마음에 드는 사진만 고른 것인데 특히 "로또"가 맘에 든다. 로또만 되면 사겠다고 맘 먹은 카메라들이 무지하게 많으므로...

사실 경복궁 속에서 찍은 사진 중엔 마음에 드는 것이 별로 없었다. 뒷풀이를 위해 경복궁에서 나와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찍은 사진들이 더 마음에 든다.
아마 사람이 빠져 버린 고궁의 모습은 생동감을 주지 못하기 때문인 것 같다. 그저 무생물에 물체들 뿐이긴 해도 사람의 숨결이 느껴지는 곳과 그렇지 못한 곳은 다른 느낌이다.

우리 고궁도 화석으로 보호만 하지 말고 살아있는 숨결을 느껴지게 했으면 좋겠다.



경복궁에서 나와 삼청동 쪽으로 올라가다 길가에 있는 풍경을 찍었다. 주말이라 가게는 열려있지 않았고 입구에서 보이는 석상을 찍었다. 색이 마음에 드는 사진이다.


앞의 석상 앞에 있는 절구통을 찍었다. 비가 온 다음이라 물이 고여 있었는데 고인 물에 비친 반영을 찍고 싶었다. 거울처럼 맑은 물이라 보는 각도에 따라 세상을 모두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삼청동에서 인사동으로 가는 길에 음식점의 창 밖에서 음식점(카페?) 내부의 그림을 찍었다. 유리창에 비친 내 모습과 그림을 모두 표현하고 싶었는데 원하던 모든 것이 다 나오지는 않았다.

이날 가져간 카메라가 F3HP였는데 모터드라이브까지 달고 갔더니 무거워서 심도까지 생각을 못했다. 한장 한장 찍을 때마다 더 많은 것을 생각해야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것 같아 내 자신이 한심하다.

(2006년 5월 28일 일요일, Nikon F3HP)Posted by Picasa

동강의 개망초

강원도 정선의 가수리라는 곳에서 찍은 사진이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아마 개망초인 것 같다.

집 사람과 처형이 함께 간 여행이었는데 두 사람은 피곤하다고 나무 그늘에 자리를 깔고 자고 나와 차돌이만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하며 사진 찍고 놀았다.

차돌이 녀석 오랜만에 야외에 나간 거라고 좋아하며 뛰어다니다 나중엔 지쳤는지 돌아오는 차 안에서 코를 골고 잤다.

귀여운 녀석.
(2006년 6월 18일 일요일, 강원도 정선 가수리 동강 변, Sigma SD10, Sigma 70-300mm 4-5.6 APO DG Mac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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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7월 2일 일요일

우리 집 절대 귀염둥 ... 차돌

우리집 귀염둥이 차돌이. 평소에 그렇게 포즈를 취해주지 않는 녀석이 어쩌다 졸릴 때 카메라를 들이댔더니 좀 봐준다.
이 녀석 세상에 팔자 편한 놈이다. 걱정 없이 매일 먹을 거만 찾아 다니는 녀석. 나이가 많아서 늘 병 걱정이 들지만 그걸 걱정하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먹을 것만 보면 늘 달려든다.
매일 매일 이 녀석이 퇴근하는 날 반겨주는데 늘 고맙다. 그리고 나갔다 들어오면(하다 못해 아파트 복도에만 나갔다 오면) 보여주는 "세레모니"는 늘 날 감동시킨다. 나이가 많아 귀찮기도 할 텐데 매일 매일 변함이 없다. 이 녀석의 세레모니는 다름 아닌 밥그릇 물고 뛰어 다니기인데 이게 생각보다 재밌다. 물론 뛰어 다니면서 꼬리는 풍차를 돌리고 있고... 이런 맛에 강아지와 함께 사는 것 같다.
(2006년 6월 4일 일요일, Sigma SD10, Sigma 24-70mm 2.8 EX DG Macro) Posted by Picasa

장비 메니아의 반성

강원도 정선의 가수리 쪽 동강 변에서 찍은 사진이다. SD10도 들고 갔지만 이 사진은 Minolta Capios25라는 자동 똑딱이로 찍은 것이다. 편하게 찍고 싶어서 아버지께 빌려온 카메라인데 의외로 좋은 사진을 보여준다.

그 동안 좋은 장비, 좋은 장비하고 다녔는데 장비가 사진에 미치는 영향은 참 작은 모양이다. 그저 그렇게만 보던 카메라에서 이렇게 멋진 빛이 나오는 것을 보면 말이다.

장비에서 사진으로 관심을 돌려야 하는데 아직 장비병 중이라 그게 쉽지 않다. 아직도 대포 렌즈를 보면 부럽고 비싼 카메라를 보면 한 번 더 돌아보게 된다. 내가 찍은 사진에서 자부심을 느껴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그래도 여전히 좋은 렌즈, 좋은 카메라에 더 부러움을 가지고 있다.

매일 매일 반성하지만 매일 매일 후회한다.
매일 매일 내가 보통 사람임을, 혹은 보통에 좀 못 미침을 여지없이 느낀다.

(2006년 6월 18일 일요일, 강원도 정선 가수리 동강, Minolta Capios25, Agfa CT Precisa 100 / 36 Exp., Konica Minolta Scan Dual 4)Posted by Picas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