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8월 25일 월요일

궁금함.


(2008년 8월 16일 토요일, 서울 성산동 집, Nikon F2A, Ai-S Nikkor 50mm 1.2, FDI Scan)

다른 아이들도 그러는지 모르겠는데 산이는 천정에 관심이 많다.
빛이 들어와 천정에 무늬를 만들거나 천정에 새로운 뭔가가 보이면 저렇게 집중해서 본다.
궁금한 것들이 참 많은 모양이다.

집중해서 보기 때문에 궁금해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인지 궁금해하기 때문에 집중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나중에 산이가 말을 하게 됐을 때 물어보면 답을 주려나...

청계천 야경.


(2008년 8월 24일 일요일, 서울 청계천 변 대우 조선 해양 건물 앞, Nikon F2A, Ai-S Nikkor 50mm 1.2, FDI Scan)


(2008년 8월 24일 일요일, 서울 청계천, Nikon F2A, Ai-S Nikkor 50mm 1.2, FDI Scan)


(2008년 8월 24일 일요일, 서울 청계천 동아 일보 앞, Nikon F2A, Ai-S Nikkor 50mm 1.2, FDI Scan)

이게 얼마만에 사진을 찍으러 나간 것인지 모르겠다.
기억도 가물가물한 저편에 마지막으로 사진을 찍으러 간 시간이 있는 것 같다.

산이 백일 잔치(잔치라고 해봐야 가족들이 모여 점심을 함께 먹은 게 끝)를 끝내고 영리가 영리 친구에게 떡을 가져다 주면서 그 친구와 커피 한 잔을 한 모양이다. 단순히 커피 한 잔이지만 산이를 낳고 기르는 시간 동안 한 번도 그런 여유를 가진 적이 없어서 기분이 아주 좋았던 모양이다. 나도 커피 마시고 온다고 지나는 말을 했더니 그러란다.
히히낙낙 나갔는데 몸살 때문에 그랬는지 버스를 잘못 타서 집에서 30분도 걸리지 않는 시청 앞까지 장장 1시간이 넘게 걸렸다. 덕분에 커피도 마시고 사진도 찍겠다는 거창한 계획에서 커피를 마시는 부분은 날아가 버리고 사진만 찍다 왔다.

아침부터 몸살이 나서 온 몸이 저린데도 사진을 찍겠다고 나가는 걸 보면 딱히 정상은 아닌 것 같다.
게다가 몸살은 그냥 꾀병으로 취급될 모양이다.

그래도 좋다. 엉망이지만 "사진"을 찍었으니까. ^^

영차, 영차.


(2008년 8월 24일 일요일, 서울 성산동 집, Nikon D300, AF Zoom Nikkor 35-70mm 2.8D, Adobe Lightroom 2)

8월 25일로 백일인데 아직 뒤집기를 못한다.
이제 좀 지나면 뒤집기를 할 것 같은데 산이 삼촌들이 마음만 급해서 저렇게 뒤집어 놓는다.
다행이라면 다행인 것은 머리를 잘 가누고 저렇게 뒤집어 놔도 울지 않는 것이다.
울지 않으니 저런 장난도 가능하다.

귀여운 녀석.

울기.


(2008년 8월 22일 금요일, 서울 성산동 집, Nikon D300, AF Zoom Nikkor 35-70mm 2.8D, Adobe Lightroom 2)

다행인지 불행인지 산이는 잘 울지 않는다.
거의 대부분의 경우 그저 생글 생글 웃어주는데 가끔, 아주 가끔 억지로 잠에서 깨거나 자야 하는데 시끄러워 못자게 되면 저렇게 운다.
아, 예방 주사를 맞을 때도 울긴 운다. 주사 바늘 다 뽑고 나서 잠깐 운다. 예의상... ^^

처음엔 너무 울지를 않아서 뭔가 잘못된 게 아닐까, 아픔을 못 느끼는 것은 아닐까 걱정한 적도 있었는데 그런 것 같지는 않고 그저 "순한 아기"라 그렇단다.

이 때는 자다가 뭔가에 놀라 깼던 것 같다.
그렇게 놀라서 깼을 때 빨리 안아 주질 않으면 저렇게 쳐다보면서 운다. 눈물을 뚝뚝 흘리며.

앞에서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다고 했지만 아기가 잘 웃고 잘 울지 않는 것은... 좋은 일인 것 같다. 아기의 행복을 위해서도 그렇고 부모의 행복을 위해서도 그렇고.

2008년 8월 11일 월요일

요 녀석!


(2008년 8월 9일 토요일, 서울 성산동 집, Nikon D300, AF Zoom Nikkor 35-70mm 2.8D, Adobe Lightroom)


(2008년 8월 9일 토요일, 서울 성산동 집, Nikon D300, AF Zoom Nikkor 35-70mm 2.8D, Adobe Lightroom)

다행인지 불행인지 아들이 날 참 좋아해준다. 얼굴을 보여줄 때마다 웃어주기도 하고 이리 저리 다른 표정들을 만들어 날 기쁘게 한다.

나중에 미운 4살(!)이나 방황하는 폭풍의 10대가 되면 어떻게 될 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참 좋다.
친구들의 말을 들어보면 아이가 아빠를 좋아해준다는 게 아주 좋은 일만은 아닌 모양이다.
주말에 좀 쉬고 싶을 때나 몸이 좀 불편할 때에도 아빠가 나타나면 무조건 놀자고 하기 때문인 모양이다. 지금 생각으로는 그래도 좋으니 말도 하고 걷기도 하고 그랬으면 좋겠다.

일단... 오늘, 내 아들의 표정을 즐겨야겠다.

2008년 8월 5일 화요일

이메일 서비스를 구글로 바꾼 이유.

사람들이 기억할지 모르겠는데 1년 전 쯤(기사를 검색해보니 2007년 8월 30일에서 31일까지) "꽃집으로 대외비 문서를 팩스로 보낸 얼빠진 경찰"에 대한 기사가 있었다. 내용을 간략하게 돌아보자면 네이버가 본사를 이전하면서 팩스 번호가 달라졌는데 일선 경찰서에서 사용하던 번호를 바꾸지 않아 지역 번호만 다른 꽃집으로 대외비 문서들이 4000에서 5000통 정도 날아 갔다는 것이다. 그런데 웃기는 건 그 내용이다. 아이디를 가지고 네이버 접속 정보나 개인 정보를 조회하는 내용이었던 것 같았는데 영장을 발부받아 그런 조회를 했다는 내용이 어디에도 없었다. 더더욱 웃기는 건 그런 조회가 적법한 절차를 통해 일어난 것인지를 알아본 기사가 없었다는 것이다. 대체 기자들을 무슨 생각을 하며 살아가는지 모르겠다. 내가 법을 모르니 뭐라 말하기는 힘들지만 내 상식으로는 아무리 수사를 받는 사람이라도 그 사람에 대한 개인 정보를 그렇게 팩스 한 장으로 조회할 수는 없을 것 같은데 말이다.


그 기사에서 더 알 수 있었던 것은 우리의 위대하신 네이버가 그런 요청을 잘 들어 줬었음이 거의 분명하다는 것이다. 그러니 그런 팩스가 2년 여동안 4000에서 5000통이나 날아갔지. 지역 번호만 다른 꽃집으로...


그 기사 덕에 난 그 동안 가지고 있던 국내 포털에 대한 신뢰가 한 순간 사라져 버렸다. 그래서 "아무래도 이메일 서비스를 다른 곳으로 바꿔야 할 모양이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천부적인 게으름으로 1년 동안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그 사이 대통령이 바뀌고, 여당이 바뀌고 이런 저런 사건들이 지나면서 게으름을 넘어서는 필요가 생겼다. 시민들 누구나 감시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누구나를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여러 가지 증거들이 속속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나처럼 평범한 사람이 이런 문제까지 신경을 써야 하는 이 사회, 이 시대를 이해할 수가 없다. 이해 여부를 옆으로 돌려 놓더라도 짜증나는 일임에 틀림이 없다.


바꾼 대상을 구글로 한 이유는 단순하다. 얼마 전 "조중동 광고 압박"에 대한 뉴스를 읽다 보니 국내 포털들은 영장을 받아 관련자의 정보를 받았는데 구글은 영장을 받아 요청만 했다는 기사 때문이다. 적어도 영장을 받아 요청을 해야, 다시 말해 적법한 절차를 밟아 요구해야 개인 정보를 줄 것 같기 때문이다. 어차피 영장을 받아 요구를 하면 안 줄리는 만무하지만 그래도 "찍" 소리라도 하는 게 가상해서다. 모모 포털들 처럼 영장이 없어도 "좋은 게 좋은 거다" 식으로 "넵"하고 주지는 않을 것 같아서다. 이런 내 생각을 구글이 언제 쯤 깨줄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렇다.


때 아니게 암호화, PKI 등등에 대한 글들을 읽게 된다.


국가, 사회에 대한 신뢰 상실은 도둑처럼 날 찾아 왔다. 어설프게도 그렇게 말이다.

2008년 8월 4일 월요일

다시 필름으로 사진 찍기.


(2008년 7월 19일 토요일, 서울 성산동 집 앞, Nikon D300, AF Nikkor 20mm 2.8D, Adobe Lightroom)

아기가 태어난다는 핑계로 막대한 돈을 들여 Nikon D300을 구입한지 벌써 5개월이 지났다. 디지털 카메라의 특성상 이렇게 저렇게 막샷을 날려도 돈이 들지 않아 사진 찍는 양이 엄청나게 늘어날 것이라 생각을 했건만 5개월동안 D300으로 찍은 사진은 고작 1200장 남짓. 이거야 원, 필름으로만 찍을 때보다 더 못하다.


처음 이 기계를 살 때는 "아기가 태어나니 엄청난 샷을 날려서 좋은 것만 남기자" 이런 의욕에 불 타 올랐는데 실제 사용 형태는 그렇지가 못하다. 고민스럽다.


사진에 흥미를 느낀 후 계속 필름을 주로 사용했었고 첫 디지털 SLR 역시 필름으로 사진을 찍는 것과 별 반 다르지 않은 성격의 카메라를 사용해서 그런지 지금도 "막샷"은 체질에 맞질 않는 것 같다. 많이, 더 많이 찍어야 사진이 좀 늘텐데 하는 생각만 맨날 한다.


지난 주말에 뭔 바람이 불었는지 냉장고 속에서 얼어 죽어가던 필름을 한 통 꺼냈다. 필름만 쓸 때 같으면 한 번 찍으러 나가서 서너 롤은 우습게 썼는데 이제는 일주일에 한 롤 찍기도 힘들다. 전반적으로 셔터에 손이 잘 안 간다.


디지털 SLR을 쓰면 뭔가 내 손으로 사진을 찍는다는 느낌보다는 컴퓨터가 만들어주는 사진에 손 하나 거들 뿐이라는 느낌이다. 좋은 장면을 기록하고, 내 느낌과 시각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 준다는 원래 의미에 변함이 있을리 없음에도 그런 느낌을 갖고 있는 것을 보면 나도 "구 세대"인 모양이다.


지난 주말에 꺼낸 필름은 지금 Lomo LC-A에 들어 있다. "즐기는 사진 찍기"를 다시 시작하려고 간단하고 작은 카메라를 집어 들었는데(사실은 책상 위에서 굴러 다닌 지 2달이 넘었기 때문에 미안해서... ^^;;) 역시나 "들이대고 찍기"가 즐겁다. 커다란 렌즈를 달고 확실한 "존재감"을 주는 D300과는 다르다. 찍는 나나 찍히는 주변 사람들 모두에게 말이다.


디지털 카메라를 쓰면서 내가 느끼던 "무성의"와 "가벼움"을 말하는 동호인을 많이 봤는데 그 느낌의 결과는 역시나 "자괴감"과 "게으름"이다. 재미가 없으니 더 적게 찍고 더 적게 찍으니 흥미가 떨어지는 악순환이다. 그러니 사진보다는 장비에 눈이 가고 다른 회사의 카메라에 눈이 가니 돈만 들어간다.


어차피 디지털이 대세인 시기라 필름에만 전념할 의지도 경제적 능력도 없지만 반반 정도의 소비량을 유지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일단 냉장고 속에서, 카메라 속에서 내 손을 기다리는 필름들에게 새 생명을 줘야 겠다. 그러다 보면 사진 찍는 시간보다 책상 위에 놓여있는 시간이 더 긴 D300도 더 바빠지겠지.


미치도록 사진을 찍고 싶어하던 시기가 있었다. 그 때 느낌을 다시 살리고 싶다. 비록 어설프고 조악한 구도 밖에 모르던 시기지만 그 때가 더 즐거웠다.


어차피 난 즐거움을 위해 찍는 사람이니까...

2008년 8월 1일 금요일

표정.


(2008년 7월 28일 월요일, 서울 성산동 집, Nikon D300, AF Zoom Nikkor 35-70mm 2.8D, Adobe Lightroom)


(2008년 7월 28일 월요일, 서울 성산동 집, Nikon D300, AF Zoom Nikkor 35-70mm 2.8D, Adobe Lightroom)


(2008년 7월 28일 월요일, 서울 성산동 집, Nikon D300, AF Zoom Nikkor 35-70mm 2.8D, Adobe Lightroom)


(2008년 7월 28일 월요일, 서울 성산동 집, Nikon D300, AF Zoom Nikkor 35-70mm 2.8D, Adobe Lightroom)


(2008년 7월 28일 월요일, 서울 성산동 집, Nikon D300, AF Nikkor 20mm 2.8D, Adobe Lightroom)

얼마 전 중복이 지나서 해가 길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요즘 일하는 곳이 집에서 멀어 해가 진 후에나 아들을 보고 있다.
그 덕에 아들 사진을 찍어도 꼭 집 안에서 어둡게 찍는다.
그래도 표정이 풍부한 아들 덕에 기분 좋은 사진 찍기를 하고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본격적으로는 아니지만 손가락을 빨기 시작했다.
아니...
주먹을 빨기 시작했다. ^^
땀을 많이 흘려서 짤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