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2월 19일 화요일

이힛!

Copyright (C) 2006, Hong Lee 

함께 여행갔던 친구가 찍어 준 사진이다.
사진을 취미로 삼으면 정작 자신이 들어간 사진을 얻기가 굉장히 힘들다. 누군가 찍히는 시간에 그 사진을 찍고 있을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렇게 아내와 함께 나온 사진을 갖는 경우가 일년이면 한 두장 될까 말까 한다.
그 덕에 나 자신이 사진 찍히는 경우가 되면 어색하기 짝이 없는데 좋은 장면을 잡아준 친구 덕에 오래 두고 볼 사진이 생겼다.

가까이 사진을 잘 찍는 친구가 있어 이런 사진을 찍어주니 참 고맙다.
다음에 만나면 밥 한 번 사야지. ^^

(2006년 12월 2일 토요일, 경북 경주 석굴암, Canon EOS 20D, Canon 24-70mm 2.8 L, Copyright (C) 2006, Hong Lee) Posted by Picasa

2006년 12월 18일 월요일

불국사의 목어

 물고기는 밤낮 눈을 감지 않으니 수행자로 하여금 늘 깨어 있으며 정진하라는 뜻으로 물고기 모양을 본 떠 만들었다는 목어.
늘 깨어 있으며 정진하라는 말이 어찌 수행자에게만 해당되는 말일까...

간혹 업무 시간에 일이 하기 싫어 뉴스 사이트를 돌아다닐 때가 있다(간혹은 무슨 간혹. 개뿔... 맨날 그러면서).

뉴스 사이트의 기사 댓글에 엉망진창인 개념을 가진 사람들이 댓글을 올리는 일이 어제 오늘은 아니지만서두 박정희 시대가 더 좋았다는 말을 정말 참기 힘들다.
나 역시 그 시대를 경험한 사람은 아니지만 그 시대가 더 좋다는 건 대체 어떤 정신 상태로 판단을 한 것인지 모르겠다.

인권이 있기를 하나, 사람을 사람 취급하기를 하나, 공무원이 깨끗하고 공정하길 했나...
그런 소리하는 사람들 보고 통금있고 이상한 소리하면 그냥 잡혀가고 회사에서 올바르지 못한 일이 생긴다는 걸 비판하는 게 거의 목숨을 거는 일인 시절을 살라고 하면 진짜 좋아라 하며 잘 살 수 있을지 의문이다.
무슨 좌파 꼴통들을 이북으로 보내자는 말하는 것들 처럼 저딴 소리(박정희 시대가 좋았다는 소리)를 지껄이는 것들을 그 시절로 보내고 싶다.

가서 행복하게 "잘" 살라고.

정말 위험한 풍조가 생기고 있다.
파쇼가 좋아할만한... 위험한 풍조가 생기고 있다.


(2006년 12월 2일 토요일, 경북 경주 불국사에서, Nikon FM2, Nikkor 50mm 1.2, Ilford Delta 400, Adobe Lightroom 4.1 Beta) Posted by Picasa

2006년 12월 17일 일요일

경주 여행기 #3 - 운문사 풍경

  



(2006년 12월 3일 일요일, 경북 청도 운문사에서, Nikon FM2, Nikkor 50mm 1.2, Ilford Delta 400, Konica Minolta Dimage Scan Dual 4, Adobe Lightroom 4.1 Beta)
(2006년 12월 3일 일요일, 경북 청도 운문사에서, Nikon FM2, Nikkor 50mm 1.2, Ilford Delta 400, Konica Minolta Dimage Scan Dual 4, Adobe Lightroom 4.1 Beta) Posted by Picasa

2006년 12월 12일 화요일

경주 여행기 #2 - 감포의 일출

정말 오랜만에 "자고 오는" 여행을 다녀왔다.
원래 2달에 한 번 정도는 숙박을 하는 긴 여행을 가곤 했는데 갑자기 집사람에게 일이 생겨 올 하반기엔 그렇게 하질 못했다. 그 덕에 2006년 하반기엔 나 혼자만 죽어라 돌아다녔다.
혼자 혹은 친구들과 다니면 좋은 점도 있기는 있다. 하지만 좋은 장면을 볼 때마다 "이런 장면은 같이 보면 좋겠다"하는 생각이 많이 들어 마음이 좀 불편했다.

그런데 이번에 집사람이 회사를 관두면서 시간이 좀 나서 여행을 갔다.
여행 제목은 "한영리 퇴직 기념 여행"이었다.
사실 솔직하게 실상을 밝히자면 우연히 친구가 밥먹는 자리에서 "여행가자"는 제안을 했고 팔랑귀인 우리 부부가 거기에 홀딱 넘어가 부화뇌동한 것이다.

그 친구 네 집이 경북 청도에 있어서 거기도 들러 올 겸해서 친구와 함께 토요일 새벽 1시 반에 떠났다.
토요일 새벽에 눈과 비가 내리는 고속도로를 교대로 운전해가면서 간 곳이 경주의 감포다. 경주시에 속하긴 했는데 경주 시내에서는 좀 떨어진 곳이다. 같이 간 친구가 사진을 찍으러 자주 들렀던 곳에 가서 찍은 사진이다.

감포항 초입에 있는 등대 옆에서 찍은 것인데 예전엔 군부대가 있던 자리라고 한다.
해가 떠오르는 것을 기다리면서 이리 저리 사진을 찍었는데 결국 해가 뜨는 것은 보질 못했다.

성질 급해서 떠오르는 것을 기다리지 못하고 돌아섰는데 그렇게 돌아서서 차에 오는 동안 해가 떠버렸다. 아쉬운 마음에 산에서 내려오다 항구에 들러 몇 장을 더 찍었다. 그래도 이미 해는 한참을 떠올라서 바다에서 해가 뜨는 멋진 모습을 잡진 못했다.

추위에 콧물 질질 흘려가며 한참을 기다렸는데 마지막 5분에서 이런 실수를 하다니...

추위에 벌벌 떨며 사진을 찍었지만 오랜만에 보는 일출이라서 기분은 아주 좋았다. 부지런을 좀 떨면 이렇게 좋은 장면들을 볼 수 있는데라는 생각도 좀 했다. 그런데 왜 난 일출 장면은 추운 겨울에만 찍고 싶어지는 건지 모르겠다.
예전에도 한겨울에 일출을 찍겠다고 대관령에 갔다가 영하 20도의 강추위를 만나 카메라가 얼어 버리는 일도 당했는데 말이다. 그 때 하도 추위에 떨어 "다시는 겨울에 일출을 찍지 않겠다"고 했는데 또 까먹었다.

날 좋은 봄, 여름, 가을 다 두고 하필 겨울이라니...

Flexaret VII으로 찍은 결과들인데 노출계가 없는 모델이라 외장 노출계로 측광했다. 문제는 이 노출계의 노출 측정이 정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 번에 유선(작고 아주 가는 스프링, 노출계의 바늘을 움직이게 한다)이 끊어져 수리를 했던 놈인데 유선이 잘 정착되는 3~4개월 후 다시 노출을 조정해야 한다고 했었다.
잠깐 방심하고 그냥 썼는데 2/3 스텝 정도 틀린 것 같다. 수리 후에 수리점 사장님이 그 사실을 분명히 이야기해주었는데 그걸 생각 못하고 이렇게 그냥 쓰다니... 아마 그 동안 관용도가 좋은 네가티브 필름만을 써서 티가 나지 않았던 것으로 생각된다.
사진의 색이 이렇게 이상한 것은 노출이 맞질 않아서 그런 것 같다. 하지만 Provia를 처음 써보는 것이라 이 필름의 원래 색이 어떤지 모르니 판단은 못 내리겠다. 아무튼 한 번 더 써봐야겠다. 2/3 스텝 보정해서...

쩝... Flexaret VII 뿐 아니라 중형에선 첫 포지티브 필름이었는데... 아쉽다.


(2006년 12월 2일 토요일, 경북 경주시 감포읍 등대 옆에서, Meopta Flexaret VII, Belar 80mm 3.5, Fujichrome Provia 100F / 12 Exp., CuFic Normal Film Scan, Adobe Lightroom 4.1 Beta에서 크기 변환)
(2006년 12월 2일 토요일, 경북 경주시 감포읍 등대 옆에서, Meopta Flexaret VII, Belar 80mm 3.5, Fujichrome Provia 100F / 12 Exp., CuFic Normal Film Scan, Adobe Lightroom 4.1 Beta에서 크기 변환)
(2006년 12월 2일 토요일, 경북 경주시 감포읍 항구에서, Meopta Flexaret VII, Belar 80mm 3.5, Fujichrome Provia 100F / 12 Exp., CuFic Normal Film Scan, Adobe Lightroom 4.1 Beta에서 크기 변환) Posted by Picasa

경주 여행기 #1 - 해뜨기 직전의 감포 풍경


 해뜨기 직전의 감포 풍경이다. 해뜨기 직전이면 하늘의 색이 참 이쁘기 마련인데 기껏 카메라에 넣어 간 필름이 흑백이었다. 허허허...

감포에서 바다를 보고 왼쪽 언덕에 있는 등대에서 감포를 보고 찍은 사진이다. 아직 하늘이 밝아지기 전이라 감포항에 켜진 가로등들이 많이 보인다.
 등대 앞에 있는 군대 초소로 들어가는 길이다. 지금은 해안 초소를 지키던 부대가 어디론가 이전하고 등대 관리소가 들어섰기 때문에 들어가서 볼 수 있다.
경계선을 만들고 그 경계선을 넘지 못하게 하기 위해 누군가 폭력으로 지킨다는 건 어떻게 생각해도 비극이다. 특히 우리 나라처럼 사람이 경계선을 만들어서 멀쩡한 땅을 "섬"으로 만든 경우 더 그렇다. 이제는 넘지 못하게 하지 않지만 여전히 정신적으로는 넘지 못할 경계선이다.
 경계선 넘어 바다 위엔 갈매기가 날고 있다. 사람이 땅에 그어 놓은 장난같은 경계선이 얼마나 같잖게 생각될까. 하하하...
 감포항의 제일 밖에서 지나는 배를 반겨주는 등대다. 저 등대가 보이면 이제 집에 다왔다고 생각이 들 것이다.
예전에 대학원 시절 그런 경험을 많이 했다. 바다가 넓긴 하지만 배 밖으로는 한 발자국도 나갈 수 없으니 실은 땅 위에 있을 때보다 더 답답한 경우가 생긴다.
그런 날엔 바다 위에 있어도 속이 시원하지 않은데 저녁에 항구로 돌아오면서 항구의 제일 밖에 선 저런 등대를 보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바다 위에서 바다가 답답하다고 느껴 본 사람이라면 땅이 얼마나 반가운지 안다.



(2006년 월 일 토요일, 경북 경주 감포 등대에서, Nikon FM2, Nikkor 50mm 1.2, Ilford Delta 400, Konica Minolta Dimage Scan Dual 4 컬러 스캔, Adobe Photoshop CS2 먼지 제거, Adobe Lightroom 4.1 Beta 크기 변환)
(2006년 12월 2일 토요일, 경북 경주 감포 등대에서, Nikon FM2, Nikkor 50mm 1.2, Ilford Delta 400, Konica Minolta Dimage Scan Dual 4 컬러 스캔, Adobe Photoshop CS2 먼지 제거, Adobe Lightroom 4.1 Beta 크기 변환)
(2006년 12월 2일 토요일, 경북 경주 감포 등대에서, Nikon FM2, Nikkor 50mm 1.2, Ilford Delta 400, Konica Minolta Dimage Scan Dual 4 컬러 스캔, Adobe Photoshop CS2 먼지 제거, Adobe Lightroom 4.1 Beta 크기 변환)
(2006년 12월 2일 토요일, 경북 경주 감포 등대에서, Nikon FM2, Nikkor 50mm 1.2, Ilford Delta 400, Konica Minolta Dimage Scan Dual 4 컬러 스캔, Adobe Photoshop CS2 먼지 제거, Adobe Lightroom 4.1 Beta 크기 변환) Posted by Picasa

비오는 날의 운전

 집사람이 운전하는 차는 우리 나라에서 제일 작은 차, 티코다.
티코를 운전해본 사람들은 아마 다 느낄텐데 별 일 아닌 일에도 다른 차들이 매우 위험하게 위협한다. 그 덕에 내가 집사람 차를 운전하면 운전이 매우 매우 매우 거칠어진다. 내 차가 워낙 큰 차이기 때문에(고급차여서 큰 게 아님. 오해 없길...) 내 차를 운전하면서는 전혀 당해보지 못한 부당한 대우를 받으니 짜증은 짜증대로 올라가고 운전은 운전대로 까칠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 덕에 집사람은 어지간해서는 내게 운전대를 맡기지 않는다. 가끔 집사람은 내가 운전하기 싫어서 그렇게 운전한다고 생각하는데 그건 절대 아니다(믿거나 말거나...).

우리 집사람은 운전을 잘 한다. 절대적으로 잘한다는 이야기는 아니고 그저 평균적인 여자들에 비해서 잘한다는 뜻이다.
어쨌든 그럭 저럭 옆에 앉아 짜증나지 않을 정도는 된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집사람이 분명히 화낼 것이다. 집사람은 자기가 운전을 아주 잘한다고 생각하니까...

아무튼 앞에서 이야기한대로 일반적인 사람들이 티코에게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뻔히 알고 나니 말할 수 없이 불안하다. 능력이 모자라니 차를 큰 걸로 바꾸지도 못하고 불안 불안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
대체 왜 자기가 운전하는 차보다 작은 차에게 그렇게 위험한 행동들을 하는지 모르겠다. 자기가 모는 차보다 큰 차가 그 사람에게 비슷한 행동을 하면 분명 "생명의 위협"을 느낄텐데...

 티코같은 작은 차를 몰고 다닌다는 것은 매일 매일이 모험이다. 특히 이렇게 비가 오는 날이면 너무나도 위험하다.
집사람은 오랫동안 티코를 운전해서 어느 정도 익숙해졌을텐데도 깜짝 깜짝 놀란다.

다들 자기들이 운전을 잘한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아니면 차의 성능이 워낙 뛰어나다고 생각해서 그러는 것인지 비가 오는데도 하는 짓들은 똑같다.
그 사람들이 운전하는 모습을 보면 차를 제대로 통제하고 있는 것 같지 않은데 위험한 짓은 더 많이 한다.


특히나 정말 운전을 못해서 뒤에서 따라가는 차들을 있는대로 짜증나게 하는 사람들이 더하다.
운전을 못해서 위험한 걸 모르는 건지... 원...

운전같이 아무 일도 아닌 일을 하면서 생명의 위협을 느끼지 않고 살고 싶다.
빨리 돈 벌어 다들 가까이 오지 않는 비싼 외제차라도 사야하는 건지 모르겠다.


(2006년 11월 27일 월요일, 서울 남산에서 집으로 가는 길에, Nikon FM2, Nikkor 50mm 1.2, Ilford Delta 400, Konica Minolta Dimage Scan Dual 4 컬러 스캔, Adobe Photoshop CS2 먼지 제거, Adobe Lightroom 4.1 Beta 크기 변환)
(2006년 11월 27일 월요일, 서울 남산에서 집으로 가는 길에, Nikon FM2, Nikkor 50mm 1.2, Ilford Delta 400, Konica Minolta Dimage Scan Dual 4 컬러 스캔, Adobe Photoshop CS2 먼지 제거, Adobe Lightroom 4.1 Beta 크기 변환)
(2006년 11월 27일 월요일, 서울 남산에서 집으로 가는 길에, Nikon FM2, Nikkor 50mm 1.2, Ilford Delta 400, Konica Minolta Dimage Scan Dual 4 컬러 스캔, Adobe Photoshop CS2 먼지 제거, Adobe Lightroom 4.1 Beta 크기 변환) Posted by Picasa

기쁜 대화

 우연히 친구들과 길을 걷다 찍은 사진이다. 사진에 나오는 두 사람에게 사진 찍고 있는 것을 들키지 않기 위해, 또 두 사람의 얼굴이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 좀 급하게 찍은 기억이다.

퇴근 시간이 다 된 가게에서 하루를 정리하며 즐겁게 대화를 나누는 분위기였다.
직장에 매인 사람들이 다 그렇지만 특히나 저렇게 휴일 밤 늦게까지 일을 해야하는 직장에 있는 사람이라면 퇴근 때에 아주 기분이 들뜰 것 같다.
열심히 일하고 기분 좋게 퇴근하는 것.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내겐 제일 기분 좋은 일이다.

운이 좋으면 매일 매일이라도 느낄 수 있는 기분 좋은 일이다.


(2006년 11월 26일 일요일, 서울 강남 방배동 서래 마을 입구, Nikon FM2, Nikkor 50mm 1.2, Ilford Delta 400, Konica Minolta Dimage Scan Dual 4 컬러 스캔, Adobe Photoshop CS2 먼지 제거, Adobe Lightroom 4.1 Beta 크기 변환) Posted by Picas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