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3월 11일 금요일

계획을 세우다.

오늘 통장을 하나 새로 만들었다.

이름하여 "Nikon F6 구입 자금" 통장.

앞으로 약 1년 정도를 저금해서 그 돈으로 니콘의 필름 최고급 기종인 F6를 사겠다는 계획이다.
이걸 하기 위해 담배도 끊고 점심도 선식으로 바꾸고.... 참 눈물난다.


마누라 말이 "넌 주객이 전도됐어. 카메라가 주고 집, 직장, 마누라, 밥.... 모든 게 객이야".
흠.... 딱히 할말이 있는 건 아니지만....

"너두 F6를 함 봐봐... 죽여..."

2005년 3월 8일 화요일

밀리언 달러 베이비

밀리언 달러 베이비라는 영화가 화제인 모양이다.

아직 보진 못했지만 모건 프리먼이라는 배우를 워낙 좋아하기 때문에 -특히 쇼생크 탈출에서- 아마 극장에서가 아니라도 보게 되긴 할 것 같다.

밀리언 달러 베이비라는 말의 뜻이 의외의 장소에서 아주 소중한 것을 찾았다는 것이라는데 어제 찾은 필름에서 난 그런 것을 하나 찾았다.

어제 현상한 필름은 얼마전 아버지께서 주신 Asahi Pentax Spotmatic SP라는 카메라에 들어있던 것이다. 필름이 들어있는지도 모르고 있다가 있길래 카메라는 수리를 맡기고 필름은 전부터 가지고 있던, 그러나 천대하던 로모에 끼워 회사의 사람들을 찍었다. 그냥 필름 버리긴 아까우니 찍는다는 심정으로...

그런데 어제 그 필름을 현상한 후 정말 의외의 결과를 얻었다. 사실 로모라는 카메라는 정상적인 카메라라고 하기가 좀 힘들다. 렌즈의 특이한 비네팅과 발색으로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게다가 거리를 맞추는 것도 목측식이라 지금 내가 찍는 사진이 정확히 촛점이 맞는지 알기도 어렵다.

사진을 찍다보면 그 결과를 상상하며 찍을 수 있어야 하는데 로모의 경우 그게 힘든 거다. 뭐 당연한 이야기지만 로모로 오래 찍으면 로모 특유의 왜곡을 예측할 수 있겠지만 그 동안 그렇게 예측이 가능할 만큼 로모로 사진을 찍어본 적이 없다.

어제 찾은 필름에 나온 사진을 보니 그 특이한 발색과 왜곡이 매력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그 많은 사람들이 이 카메라에 열광을 하는 모양이다. 남들 다 아는 사실을 이제 알게 된 게 무슨 자랑이라고 여기다 쓰냐고 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 사실을 들어서 아는 것이 아니라 느껴서 아는 것과는 천양지차로 다르다. 들어서 아는 것은 늘 한켠에 의심이 있지만 느껴서 아는 것은 의심이라는 것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변화하는 계기들을 보면 대부분 학습(들어서 아는 것)에 의한다기 보다 느껴서(경험해서) 이다.

요즘 우리 회사에서 "신사업"이라는 것을 계획하는 모양이다.

사실 내용을 보면 정말 진부하기 그지 없는 것인데 이제야(정말 작년에 다 이야기가 나왔던 내용들이다) 실제 "사업"으로 가치를 갖는 것을 보면 경영상의 결정을 내려야 하는 사람들 역시 "경험"을 해야 바뀌는 모양이다.

작년에 이야기가 나왔을 때는 그런 제품들을 하나도 써보지 못했던 사람들이라 그냥 관심없이 넘어갔던 것인데 1년 사이에 다른 회사에서 그런 제품이 나오고 써보게 되니까 그런 제품의 시장성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것 같다.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사실을 상상으로 평가하는 능력.
이게 아마 경영자에겐 제일 중요한 능력이 아닐까 한다.
그런 감각이 있는 사람을 보고 아마 "동물적 직관을 가진 경영자"라고 하는 모양이다.

내가 로모의 가치를 모르며 몇 년을 지내다가 우연한 기회에 그 가치를 알게 된 것도 같은 것 같다. 나 역시 경험하지 못한 사실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했었으니 우리 회사의 경영진을 욕할 자격은 없는 모양이다.

그저 다 잘됐으면 좋겠다.
우리 회사에 속한 모든 사람들이 "꿈"을 가질 수 있게...

생활 태도에 문제가 있어...

내가 요즘 생활 태도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거의 매일 회사에 지각을 하고...

그런데 웃기는 것은 내가 그런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에 나 자신은 별로 관심이 가질 않는다는 것이다. 매일 아침마다 탈출을 꿈꾸며 집에서 나와 끌려가듯이 회사로 간다. 탈출의 근원지는 역시 회사인데 무엇이 날 탈출하는 꿈을 꾸도록하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아니다... 좀 더 솔직해보자.

난 그 이유를 잘 안다. 인정하기가 싫은 것 뿐이다.
내가 회사에서 탈출하고 싶어하는 그 이유. 그걸 내가 인정하기 싫은 것 뿐이다.

담배를 끊겠다고 생각하면서 2시간을 넘기지 못하고 있다.

매일 매일 그렇다.
이런 태도를 왜 갖게 됐는지도 잘 안다.
다만 그 "왜"를 없애지 못하는 "지금"이 날 화나게 할 뿐이다.

2005년 3월 7일 월요일

사진으로 보는 세상

작년부터 사진을 다시 취미로 삼기 시작했다. 처음엔 예전에 찍을 때처럼 나오지 않는 결과들 때문에 많이 스트레스를 받더니 요즘은 좀 나아진 것 같다. 물론 요즘 찍는 사진들이 "좋다"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아직도 찍어 놓은 필름을 볼 때 짜증나고 허탈할 때가 더 많다.

사진은 내가 본 장면, 세상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아마 다른 어떤 특징보다 내 맘에 드는 특징 같다. 물론 "어떻게" 찍는가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지긴 한다. 그러나 실제 존재하는 어떤 것이 없다면 사진을 만들 수가 없다. 그래서 "존재"하는 어떤 것을 있는 그대로 보며 그 "존재"의 어떤 모습을 그대로 담아내는 것이다.

또한 사진은 어떤 부분이 보기 싫다고 받아 들이지 않는 경우도 없다. 빛을 내 맘대로 없애진 못하니까 말이다.

사람들은 서로를 볼 때 자신이 보고 싶은 모습만을 보려한다. 있는 모습 중에 어느 부분을 본다는 것은 사진과 비슷하지만 사람은 자신의 주관에 따라 그 모습을 깎고 바꿔서 보는 점이 좀 다르다. 게다가 자신의 잣대에 비교해 맞지 않으면 받아들이지 않기도 한다.
있는 모습 그대로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 사람으로 살아가며 얼마나 중요한지는 많이들 이야기하지만 실제 그렇게 살아가기는 너무나도 힘들다.
내가 살아온 삶과 많이 다른 삶을 살던 어떤 사람의 현재 모습을 그냥 받아들이기엔 내가 살아온 삶이 아까워서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인지는 모르지만 사람들은 또 주변 사람들의 현재와 미래를 자신의 모습에 가깝도록 바꾸기 위해 힘을 들이기도 한다. 그 사람이 그걸 어떻게 생각하던 상관없이 말이다.
사람이 행복하게 살려면 "사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들 하는데 내가 보기에 정말 중요한 사회화는 결국 "다른 사람의 행복을 침해하지 않으며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는 방법"을 배우는 과정인 것 같다.
나 자신도 매일 매일 배워가면서 실수하고 사과하고 화도 내고 있는데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이 웃기지만 그래도 사진을 하면서 내가 그 동안 해온 행동들 중에 남들을 받아들이지 않고 바꾸려고 했던 것들이 생각난다.

셔터를 풀 때마다 난 하나 하나를 배운다.

그래서 난 사진이 고맙다.

소양강댐 어느 어귀에서

대관령의 일몰


2005년 3월 3일 목요일

아내와의 불화

어제 밤에 아내와 좀 싸웠다.

싸웠다고 말하긴 좀 그렇고 서로 화를 내고 짜증을 부렸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아내가 실직을 한지 이제 2달 정도 된 것 같은데 아마 그에 대한 스트레스가 거의 극에 달한 모양이다. 내가 이해하고 참아야 하는데 나 역시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니 맘 처럼 되질 않는다.
결혼을 하니 전에는 보지 못했던 내 모습과 아내의 모습이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장점은 보질 못하게 되고...

요즘 조금 힘들다.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인지 답이 없으니 답답하고 한심하다.
그래서 짜증만 늘어가는 모양이다.
일상에서 탈출하고 싶은 마음이 광적인 사진 집착으로 나타나는 것 같기도 하고...

어떻게든 이 상황을 해결해야할텐데 방법을 잘 모르겠다. 화를 내는 것과 그것을 푸는 방법은 제대로 배운적이 없으니 어떻게 할지 잘 모르겠다.

화를 내고 짜증을 부린다고 내가 아내를 사랑한다는 사실이 변하는 것은 아닌데...

2005년 3월 2일 수요일

경포대에서 바다를 보는 친구


사진을 함께 찍으러 다니는 친구입니다. 천사랍니다.

경포 해변의 친구들




사진을 찍으러 함께 다니는 친구들 입니다.

해가 뜨는 대관령


영하 17도! 해가 뜨는 대관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