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7월 13일 금요일

스리랑카 출장 #3 - Gangaramaya Temple

스리랑카에 도착한 날이 금요일이라 바로 다음 날부터 휴일이었다. 새로 간 곳에서 휴일을 맞았는데 호텔 방에서 가만히 있기는 양심이 허락하지 않아 나갔다.

별 준비 없이 도착한 상태라(업무상 출장이었기 때문에 놀러 다닐 곳을 찾아서 가는 것 역시 양심이 허락하질 않았다. 믿거나 말거나.) 멀리 가기도 뭐하고 해서 콜롬보 시내를 구경하기로 하고 간 곳이 이 절이다.

머리 속으로는 뭔가 오래된 절 풍경과 멋진 유물들을 상상했는데 의외로 절에서 "교회"의 분위기가 났다.
대단히 의외의 일이었는데 나중에 보니 이해할만 했다.

우리 나라의 절들은 상당 수가 사람들의 일상과 분리된 산 속에 자리를 잡고 있어서 절이라고 하면 일상과는 다른 어떤 특별함을 기대하고 생각하게 되는데(그 덕에 시내에 있는 현대식 건물의 절은 이상하게 생각된다) 스리랑카의 절은 그 자체가 일상 생활의 한 부분으로 사람들의 일상사와 전혀 분리되어 있지 않았다. 마치 우리 나라의 교회들 처럼 말이다.



사람들이 늘 드나들며 기도하고 하니 풍기는 느낌 역시 그랬던 것 같다.

이 절은 도서관과 박물관을 겸하고 있는 곳이라 내부에 볼만한 곳이 참 많았다.

물론 도서관 시설이나 박물관 시설이 우리가 늘상 생각하고 보는 그런 것들은 아니었지만 자신들의 문화 유산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건물들은 오래되거나 순수하게 전통적 소재와 양식으로 지은 것은 아니었고 우리 나라 교회가 그렇듯이 시멘트와 돌들로 만들어져 있다.
각종 장식물과 조각들 역시 오래된 것들이 아닌 현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국적을 알기 힘든 것들도 있다.



이 절에는 축제 때 상징물을 등에 매고 행진하는 코끼리가 있었다.
그 덕에 시내에서 자주 만나는 "삐끼(이 삐끼에 대해서는 다음에 자세하게 설명하겠다)"들이 무슨 코끼리 축제를 하는 곳이라고 사기를 치기도 한다.

별로 크지 않은 코끼리인데 상아는 땅에 닿을 것같이 길다. 조금 의아한 모습이다.

아마 기부금을 좀 내면 코끼리를 만지게도 해주는 것 같았는데 그다지 내키는 일이 아니라서 관두고 사진만 한 장 찍었다.
안전 때문인지 앞 발과 뒷 발 모두 굵은 쇠사슬에 감겨 있었는데 아마 그 것 때문에도 내키지 않는 일이었던 것 같다.
사람들 욕심에 저렇게 사는 것을 보니...

아무리 자비를 말하는 불교라도 "사람"이 관여하는 한 어쩔 도리가 없겠다 싶었다.

하긴 그 나마 매일 목욕 시켜주고 먹이도 마련을 해주니 자연 상태에서 힘들게 사는 것보다는 좋다고 봐야 하는 건지... 아무튼 내 마음에는 들지 않는다.



절 속에 불교와 관련한 유물과 책들을 전시하는 곳으로 올라가다가 우리 나라와는 약간 다른 양식으로 만들어진 불상을 봤다.
물론 사람들이 불상을 대하는 태도는 전혀 다르지 않다.
경건하고 예의 바르게... 어쩌면 우리와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경건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기도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부처님의 표정 역시 자비로운 모습 그대로이다. 하긴 어딜 가건 종교는 그 자체로 늘 그러니까. 어디든 다 사람이 문제지.

사진에 보이는 선반같은 곳에 사람들이 등불을 하나씩 켜놓고 기도를 한다.









절 속을 이리 저리 돌아다니며 우연히 하늘을 봤더니 맑은 부분이 보였다. 우기에 도착해서 그런지 맑은 날을 보지 못하고 있었는데 참 반가웠다.

하늘과 함께 보이는, 금색으로 장식된 건물은 아주 환상적인 분위기였다.

그런데...

그 앞에 보이는 청동 조각은 좀...
스리랑카의 전통 양식도 아니고 어딘가 중국풍의 느낌인데...

나중에 보니 여기 저기 중국풍의 청동 조각이 많았는데 아마 중국에서 기증을 했거나 한 모양이었다.






(2007년 6월 16일 토요일, 스리랑카 콜롬보 Gangaramaya Temple의 앞 쪽 벽, Sigma SD10, Sigma 12-24mm 4.5-5.6 EX DG, SPP 2.2)
(2007년 6월 16일 토요일, 스리랑카 콜롬보 Gangaramaya Temple 속 풍경, Sigma SD10, Sigma 12-24mm 4.5-5.6 EX DG, SPP 2.2)
(2007년 6월 16일 토요일, 스리랑카 콜롬보 Gangaramaya Temple의 코끼리, Sigma SD10, Sigma 12-24mm 4.5-5.6 EX DG, SPP 2.2)
(2007년 6월 16일 토요일, 스리랑카 콜롬보 Gangaramaya Temple의 불상, Sigma SD10, Sigma 12-24mm 4.5-5.6 EX DG, SPP 2.2)
(2007년 6월 16일 토요일, 스리랑카 콜롬보 Gangaramaya Temple의 금빛 처마와 하늘, Sigma SD10, Sigma 12-24mm 4.5-5.6 EX DG, SPP 2.2)

댓글 2개:

익명 :

dear "hyung"

as always - superb pictures! besides interesting profound text!

i wondered why you were not writing any more for weeks. i waited and waited - -and here is the answer. business trip. pity that you could not share these impressions with "hyungsunim".

with kind regards from hamburg

sung hyun yun

Unknown :

승현아. 잘 있었어?

어... 스리랑카에 출장을 다녀왔어. 한 한달 정도.
그 덕에 여기도 좀 못오고 그랬어.

지금은 다른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중이라 정신이 없다...

건강하지? 이상 기후 때문에 아주 덥던데 건강 조심해.
또 보자...

아... 자주 방문해줘서 고마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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