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8월 23일 목요일

스리랑카 출장 #6 - Colombo 해변 구경

 역시나 일요일이라 그냥 호텔에서 시간을 보내긴 너무 아까워서 주변을 구경 다녔다. 원래 ODEL 이라는, 나름대로 이 나라에서 제일 크고 좋은 백화점에를 갔었는데(물론 비싸기도 비싸단다) 동행이 구하는 물건이 없어서 또 다른 쇼핑 센터인 Liberty Plaza라는 곳으로 갔다. 놀랍게도 이 곳은 일요일에 놀았다. 대체 쇼핑 센터가 일요일에 놀면 뭘 언제 판다는 것인지...
아무튼 그래서 황당해하다가 그냥 운동삼아 걸어서 호텔까지 가자고 하고 걸어서 돌아왔다.
사진은 그 "일요일에는 문을 닫는" Liberty Plaza의 바로 앞에 있는 극장이다. 이 극장도 이 나라에서 거의 제일 좋은 곳이라고 한다.

 영국의 식민지였던 인도, 호주 등등의 영연방 국가들이 다 그렇듯이 이 나라도 크리켓이 아주 인기있는 모양이다. 어디든 사람들이 있고 공터가 있으면 이렇게 크리켓을 하고 있다.
아이들도, 어른들도 다 그렇다.
나는 크리켓이 왜 재밌는지, 규칙은 어떤지 전혀 모르기 때문에 뭐에 그런 매력을 느끼는지 알 수 없지만 아무튼 아주 아주 재미있어하며 경기를 한다. 아마 우리 나라에서 여기 저기 족구하는 것과 별로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동남아시아 나라들을 돌아다니면 기후가 덥고 먹을 것이 많아서 그런지, 아니면 사람들이 신경을 쓰지 않아서 그런지 이렇게 그냥 돌아다니는 개들이 많이 있다.
어떤 나라는 이런 거리의 개들이 여러 가지 피부병 때문에 아주 지저분해 보여서 기겁을 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는데 다행히 이 나라 개들을 저렇게 깨끗하다.
하지만 게으르기나 사람 무시하기로 치면 세계 최고일 것이다. 사람이 와도, 차가 와도 절대 저 자세에서 일어서거나 비켜주지 않는다. 그렇다고 사람에게 공격적이지도 않다.
그저 넌 너의 가던 길을 가라. 내 삶을 방해하지 말고... 이런 식이다.
어찌나 사람을 상대해주지 않던지...
하긴 현지 사람들 역시 이 개들에게 관심이 없기는 똑같았던 것 같다.

 스리랑카 기차다. 그것도 기관차만 지나가는 모습.
사실 이 사진을 찍고 스리랑카 경찰에게 뭐라고 한 소리를 들었다. 아마 보안 구역인데 사진을 찍었다고 뭐라고 하는 것 같았다. 난 경찰이 호각을 불고 있는데도 "설마 저 소리가 나에게 부는 것은 아니겠지"하면서 아무 생각없이 지나가는 기차를 찍었다. 허허허...
스리랑카는 타밀 반군과 내전을 하고 있는 나라라서 여기 저기에 경찰과 군인들이 실탄(!)을 장전한 총을 들고 경비를 선다. 더군다나 호텔이 있는 곳에 대통령 궁이 있어서 더 심했는데 그런 곳에서 경찰을 무시하고 사진을 찍다니... 몰랐으니 했지 아니라면 절대 찍지 못했을 것이다.
나중에 들어보니 대통령 궁이 보이는 곳에서는 밤에 잘못 돌아다니면 총을 맞을 수도 있다고 한다. 허허허...

 호텔로 걸어오는 길이 이렇게 해변으로 나 있어서 해변으로 왔는데 마침 일요일이라 콜롬보 사람들이 많이 나와 있다.
콜롬보뿐 아니라 이 나라 전체가 주말에 갈만한 곳이 별로 없다. 경제적으로도 그렇고 내전 중이라서 그렇기도 할 것이고... 아무튼 그래서인지 해변에 엄청난 사람들이 있었다.
그 덕에 해변 구경 뿐 아니라 사람 구경도 엄청나게 했다.
사람들 표정은 참 행복해 보였다. 경제적으로는 어려울지 몰라도 얼굴 표정은 다들 웃고 있다. 행복하게...
이런 곳에 오면 당연히 뭔가 군것질 거리를 사먹어야 하는데 입구를 지나고 나니 군것질 거리를 파는 곳이 없다. 입구에서는 뭔가 좀... 정신이 없고 그래서 그냥 지나 왔는데 그곳에서만 뭔가 먹을 것을 팔았다. 허허허...
먹어보고 싶은 게 있었는데 아쉬웠다.

 해변이 거의 끝나는 곳에 있는 식민지 시대의 유물이다. 이 대포의 오른 쪽으로 조금만(한 50m 쯤?) 가면 대통령 궁의 입구가 나온다. 그래서 여긴 완전히 일반인 반, 경찰과 군인 반인 곳인데 이 대포와 해변을 제외한 어느 쪽으로도 사진은 찍을 수 없다.
그래도 참 마음에 드는 것은 총을 든 경찰이나 군인들도 다 웃는 얼굴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변변한 산업이 없기 때문에 이 나라에서 경찰이나 군인은 인기 있는 직업이라고 한다. 공무원 역시 그렇고(아, 한국도 그렇기는 하구나. 하하하)...

당연히 이 사진은 옆에 있던 경찰에게 찍어도 되냐고 물어보고 찍은 것이다.
기차를 찍다가 혼난 경험이 있었으니까...


(2007년 6월 17일 일요일, 스리랑카 콜롬보 Liberty Plaza 앞 극장 모습, Sigma SD10, Sigma 12-24mm 4.5-5.6 EX DG, SPP 2.2)
(2007년 6월 17일 일요일, 스리랑카 콜롬보 세워진 차가 없는 주차장에서 동네 사람들 크리켓 경기, Sigma SD10, Sigma 12-24mm 4.5-5.6 EX DG, SPP 2.2)
(2007년 6월 17일 일요일, 스리랑카 콜롬보 길거리 개들, Sigma SD10, Sigma 12-24mm 4.5-5.6 EX DG, SPP 2.2)
(2007년 6월 17일 일요일, 스리랑카 콜롬보 기차가 지나는 모습, Sigma SD10, Sigma 12-24mm 4.5-5.6 EX DG, SPP 2.2)
(2007년 6월 17일 일요일, 스리랑카 콜롬보 Gall Face 해변, Sigma SD10, Sigma 12-24mm 4.5-5.6 EX DG, SPP 2.2)
(2007년 6월 17일 일요일, 스리랑카 콜롬보 Gall Face 해변에 있는 식민지 시절 대포, Sigma SD10, Sigma 12-24mm 4.5-5.6 EX DG, SPP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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