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3월 7일 월요일

사진으로 보는 세상

작년부터 사진을 다시 취미로 삼기 시작했다. 처음엔 예전에 찍을 때처럼 나오지 않는 결과들 때문에 많이 스트레스를 받더니 요즘은 좀 나아진 것 같다. 물론 요즘 찍는 사진들이 "좋다"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아직도 찍어 놓은 필름을 볼 때 짜증나고 허탈할 때가 더 많다.

사진은 내가 본 장면, 세상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아마 다른 어떤 특징보다 내 맘에 드는 특징 같다. 물론 "어떻게" 찍는가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지긴 한다. 그러나 실제 존재하는 어떤 것이 없다면 사진을 만들 수가 없다. 그래서 "존재"하는 어떤 것을 있는 그대로 보며 그 "존재"의 어떤 모습을 그대로 담아내는 것이다.

또한 사진은 어떤 부분이 보기 싫다고 받아 들이지 않는 경우도 없다. 빛을 내 맘대로 없애진 못하니까 말이다.

사람들은 서로를 볼 때 자신이 보고 싶은 모습만을 보려한다. 있는 모습 중에 어느 부분을 본다는 것은 사진과 비슷하지만 사람은 자신의 주관에 따라 그 모습을 깎고 바꿔서 보는 점이 좀 다르다. 게다가 자신의 잣대에 비교해 맞지 않으면 받아들이지 않기도 한다.
있는 모습 그대로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 사람으로 살아가며 얼마나 중요한지는 많이들 이야기하지만 실제 그렇게 살아가기는 너무나도 힘들다.
내가 살아온 삶과 많이 다른 삶을 살던 어떤 사람의 현재 모습을 그냥 받아들이기엔 내가 살아온 삶이 아까워서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인지는 모르지만 사람들은 또 주변 사람들의 현재와 미래를 자신의 모습에 가깝도록 바꾸기 위해 힘을 들이기도 한다. 그 사람이 그걸 어떻게 생각하던 상관없이 말이다.
사람이 행복하게 살려면 "사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들 하는데 내가 보기에 정말 중요한 사회화는 결국 "다른 사람의 행복을 침해하지 않으며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는 방법"을 배우는 과정인 것 같다.
나 자신도 매일 매일 배워가면서 실수하고 사과하고 화도 내고 있는데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이 웃기지만 그래도 사진을 하면서 내가 그 동안 해온 행동들 중에 남들을 받아들이지 않고 바꾸려고 했던 것들이 생각난다.

셔터를 풀 때마다 난 하나 하나를 배운다.

그래서 난 사진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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