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 31일 수요일

사진 친구에서 친구로.

 

(2008년 12월 14일 일요일, 서울 불광역 2001 Outlet 지하 커피 전문점, Mamiya RB67 Professional SD, Mamiya K/L 180mm 4.5, Kodak ProImage 100, CuFic Standard Scan Service)

이 친구를 처음 만난 것은 내 첫 DSLR인 Sigma SD10을 산 이후이다. 그러니까 2005년 7월에서 8월 정도인 것 같다.
단지 같은 카메라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진 친구로 만났고 나이 차이도 나는데 이젠 그냥 "친구"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동생 말에 의하면 일본의 "오타쿠"들이 오래 만나도 서로 존대말을 쓰면서 장비에 대한 이야기만 한다고들 하는데 나도 오타쿠 끼가 있는 건지 여전히 존대말을 하고 있다. 그게 더 친해지는 데 방해가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궂이 일부러 고치려고 하지도 않고 있다. 그냥 자연스러운 게 좋으니까 말이다.

늘 연락을 하는 것도 아니고 어쩌다 보면 몇 달 동안 전화 한통 안하고 지낼 때도 많지만 그래도 여기 저기 온라인 갤러리에서 사진을 보면서 근황을 알고 지내기 때문에 몇 달만에 만나도 얼마나 오랫만에 보는지 잘 모르는 경우도 있다.

나이 차이가 나거나 사회에 나와서 만나거나... 뭐 그런 잡다한 이유로 더는 마음이 통하는 친구를 만날 수 없을 거라 생각한 적도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생각을 다 버렸다. 이 친구 덕분이다.

한 동안 이 친구와 뻔질나게 강원도를 드나들면서 사진을 찍었는데 이제는 서로 바빠져서 그나마 자주 사진을 찍지도 못한다.
지난 번에 봤을 때 "다음엔 강원도 철암에 밤 기차를 타고 가서 새벽 탄광 사진을 찍어보자"고 했었는데 실행에 옮길 수 있을 지 모르겠다.
내가 그 사진 여행에 동참하지 못하게 된다고 해도 난 기쁘게 그 사진 여행에서 이 친구가 찍어 온 사진들을 구경할 것이다.

마치 내가 다녀 온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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