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1월 12일 월요일

정해진 길을 달린다면...

 

정해진 길을 잘 달리는 전동차처럼 산다면 고민들이 다 없어질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하고 느끼고는 있지만 그래봐야 그게 허망한 꿈이자 착각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어느 날 퇴근을 하다가 열차를 갈아타는 삼각지역에서 집으로 가는 열차를 기다리며 찍은 사진이다.
평소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거의 절대로 카메라를 꺼내지 않는 성격인데 이날은 간단히 반주로 먹은 술의 영향인지 혼자 씨익 웃으며 똑딱이를 꺼내 이 사진을 찍었다.
한 두어장을 찍고 나서 가방에 카메라를 넣으면서 보니 주변 사람들의 얼굴을 "쟤, 뭐야?" 이런 표정이었다.
쑥스러워 이리 저리 돌아다니다 열차를 탔다. 사진찍을 때 옆에 있던 사람들이 타는 객차와 좀 떨어진 객차로...

매일 매일 어떤 선택을 하고 그 결과를 기다리거나 견디며 사는 건 누구나 같다.
그 선택의 결과를 어떻게 기다리는지는 다들 다르긴 해도 말이다.

요즘 대통령이라는 "선출직 공무원"이 되기 위해 이리 저리 "선택"과 "무리수"를 남발하는 사람들이 많은 모양인데...
왜 대통령이 되려고 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너무 부족해서 누굴 찍어줘야 할지 모르겠다.
대통령이 되면 "결정"과 "선택"의 원칙으로 뭘 사용하겠다는 말이 필요한데 말이다.
그걸 알려줘야 찍어주던, 후원금을 주건 할 것이 아닌가.
그냥 "다 잘할게"라니... 그게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할 말인가?
하다 못해 초등학교 반장 선거에 나가도 "다 잘하겠다, 열심히 하겠다"라는 말은 한다.
군대에서 내무반장이 되도 "어떻게" 결정하고 이끌겠다는 말은 하는 법인데...
이건 뭐 맨날 뭐 짓겠다, 다리 놓겠다, 도로 만들겠다이니...
하긴, 땅 파서 운하 만들겠다고 하는 것보다는 그 쪽이 더 좋긴하다.

내가 매일 하고 있는 선택에 대해서도 뭔가 지침서같은 것이 있거나 철길처럼 튼튼하고 확실한 지향점이 있으면 좋겠는데 아직 그런 것을 보는 법이 내겐 없다. 얼마나 더 노력하고 선택해야 그런 것이 보일지 모르겠다.
"행복"하게 "잘" 살자고 말하는 아내가 혹시 그런 목표를 알고 있는 걸까? 오늘 집에 가면 물어봐야겠다. 혹시 아느냐고.


(2007년 10월 29일, 서울 삼각지역 플랫폼에서, Canon PowerShot S50)
Posted by Pic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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