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1월 7일 수요일

야근

 

정신 없는 프로젝트를 수행하다보면 야근할 일들이 자주 생긴다.
야근이라는 것을 해보면 늘 정신적으로 피폐해진다. 쉬어야 할 시간에 일을 하고 있으니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되지만 그게 주는 피해는 참 만만하지 않다.
일단 짜증과 무신경, 무성의가 눈에 띄게 늘어난다. 그 덕에 주변 사람들에게도 상처주는 말들이 자주 튀어 나가고 그렇다.
그래서 난 어떻게 하든 야근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노력에 노력을 해도 프로젝트를 하다보면 하게 된다.
어떻게든 야근이 주는 스트레스를 피하려고 하지만 내 부족한 인성 덕에 그것도 잘 안된다. 그저 내 몸이 힘드니 얼굴을 찡그리고 다닌다.

이런 내 부족함 덕에 제일 피해를 보는 사람은 아무래도 집 사람이다. 늘 내 얼굴을 살펴보는 사람이니 당연하다.
늘 미안하다. 이것 때문에 직업을 바꿀까도 생각한 적이 있지만 그것 역시 보통의 노력으로 가능한 일은 아니니 참 한숨만 나온다.

야근을 마치고 밤 11시가 넘어 집에 들어가는 길에 집 앞 다리를 건너며 찍은 사진이다.
야근하느라 피곤한 내게 개천이 준 선물이라면 선물이다.
이런 밤 안개를 자주 만날 수 있는 곳에서 살아본 적이 없어서 더 그렇다.

이런 장면을 만나게 해준 자연이 고맙다.


(2007년 10월 23일, 서울 마포 성산동, Canon PowerShot S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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