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9월 11일 월요일

추석 전날을 기다림.

 이상하게 여름이 끝날 쯤 되면 기다려지는 날이 이날이다.

추석도 아닌 추석 전날.

막상 맛있는 거 먹고 재밌는 이벤트들이 풍성한 날은 추석인데 추석 전날이 기다려지다니 이 무슨 웃기는 소린지...
그런데 이상하게도 어린 시절부터 추석이 마음 속에 남는 이유는 순전히 추석 전날의 존재 때문이다.

추석 전날이면 이런 장면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해지는 장면이 추석 전날에만 생기는 것도 아닌데 난 이런 장면은 모두 추석 전날 해지는 장면으로 기억이 남는다.
여름이건 봄이건 이런, 빛이 이런 각도로 비치면 그냥 다 "추석 전날 저녁"이다. 막무가내로 난 그렇게 고집한다.

사람들이 크리스마스를 떠올리면 행복하게 눈이 내리는 장면을 그려내는 것처럼 난 추석에 대해 보름달이 아닌 이런 해지는 모습, 특히 이런 각도로 빛이 비치는 모습을 그려낸다.
그리고 크리스마스의 눈이 행복한 느낌으로 가득한 것처럼 이런 빛이 비치는 추석 전날은 따뜻한 친구들과 사탕을 들고 흙길을 뛰어다니는 행복한 느낌으로 벅차다. 눈물이 날 만큼 그렇다.

아마 지금은 기억나지 않는 어린 시절의 추석 전날 저녁에 이런 장면을 본 모양이다.

찾아다니며 보기도 하고 다시 보기도 하는데 아직도 늘 이런 장면이 그리운 것은 왠지 모르겠다.

그래도 사진을 취미로 둔 덕에 이런 장면을 가지고 있을 수 있어 행복하다.


(2006년 9월 9일 토요일, 경기도 화성시 우음도 진입로, Sigma SD10, Sigma 70-300mm 4-5.6 APO DG Macro) Posted by Picasa

댓글 2개:

익명 :

야.. 진짜 너 블로그질 재밌어하나 보네.. 거의 매일 사진이 올라오는군. 글은 별로 눈에 안들어 오지만.. ㅋㅋ

사진이 취미여서 그런가? 하여간 여유있어보여 좋네... 난 오늘도 내일까지 제출기한인 페이퍼 하나 초치기로 써내느라 완전 캐삽질중..벌써 새벽 4시여... -.-;;

Unknown :

허허허허허... 블로그질도 정붙이고 하면 재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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