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9월 25일 월요일

혼자, 또 같이 사는 세상.

 그럭 저럭 친해진 사람이 한 사람 있다. 이 사람은 누구에게도 자기가 가진 감정을 그대로 내놓지 않는다. 무례해지지도, 다른 사람을 귀찮게 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즐겁게 아는 사람이 참 많은 사람이다.

그런데...
친구가 거의 없다.
속을 보이지 않아서, 자신의 아주 가까운 주변 이야기를 하지 않아서 친구가 많이 있질 않다.
이제는 헤어졌다는 이 사람의 과거 여자 친구도 그런 것들 때문에 많이 힘들어 했다고 하는데 도무지 고치지 못하는 모양이다.
아니 고칠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사실...
이 친구의 말도 맞다. 모든 사람이 같은 생각과 행동으로 살아야 하는 것도 아닌데...

그래서...
이 친구는 그냥 혼자 산다. 혼자 노는 것도 어려워하질 않고 혼자 괴로운 고민을 해결하는 것에 겁을 내지도 않는다. 주변 사람들이 즐거운 시간에만 자신을 찾는 것에도 익숙하고 사람들이 고민을 이야기하지 않는 것도 편하게 생각하며 주변 사람들이 고민을 이야기하는 것에도 마음 아파하지 않는다.

어쩌면...
늘 평상심을 유지하고 사는 사람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실은 그렇지 못해보인다.

사람은...
헛점이 있어야 한다. 헛점이 있어야 다른 사람의 단점, 나쁜 점들이 튀어 나온 옹이처럼 있어도 그 옹이들, 가지들, 뿔들을 받아들일 수 있다. 자신이 가진 뿔들이 다른 사람의 헛점을 채워주는 것처럼.

이 친구, 참 "착하다". 세상을 바르게만 보며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에 선의를 찾아 즐거워하며 악의 없음에 감사한다.

이 친구가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쉽고도 어려운 일을 빨리 배우길 바란다.
물이 너무 맑으면 그냥 바닥만을 보여줄 뿐이라는 것을 알길 바란다.

매일, 매일 농담하고 장난치고 상처 주기도 하지만 내가 많이 아끼고 있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2006년 9월 16일 토요일, 경기도 화성시 우음도, Sigma SA-9, Sigma 12-24mm 4.5-5.6 EX DG, Agfa Ultra Color 100 / 36 Exp., Konica Minolta Scan Dual 4) Posted by Pic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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