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일 놀았더니 힘들어 죽겠다.
회사에 나와서 이게 뭐하는 짓인지...
회사에서 노는 것에 신물이 난다고 하면 충격 받을 사람들 많겠지만 이거 진짜 힘든 일이다.
일이 전혀 없어서 노는 게 아니고 다른 사람이 뭔가를 해줘야 내가 뭘 할 수 있는 상태일 때. 그리고 그렇다고 다른 일을 할만한 여유가 있는 건 아닐 때. 이럴 때 회사에서 울며 겨자 먹기로 놀게 되는데 이거 진짜 고역이다. 공식적으로 할 수 있는 일(할 일이 아니고)이 없어서 노는 것이니 맘대로 나가 놀지도 못하고 인터넷 뒤지면서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열심히 일하는 다른 직원들, 특히 내가 시킨 일을 하는 부하 직원들, 보긴 또 얼마나 민망한지...
아마 겪어 본 사람은 알 것 이다. 이게 얼마나 괴로운 일이란 것을...
회사에서 이러고 놀고(!) 있으면 이 사진에 나오는 것같은 하늘이 머리 속에 떠오르며 번개가 버쩍해서 천벌을 받을 것 같다는 일종의 강박관념에 시달리게 된다. 그런 강박관념은 없는 게 더 좋은데... 결국 소심한 A형이라 그런 것 같다는 변명 아닌 변명을 자신에게 날리며 "논다".
아마 소심한 A형으로서 이런 상황을 겪은 사람들은 이런 상황에서 얼마나 조바심이 나는지 잘 알 것이다. 그 금방 쌀 것 같은 느낌의 부적절한 지속.
제발 내일은 이런 느낌없이 시원하게 일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으... 대체 달라는 문서 양식은 왜 안줘서 이런 상황을 겪게 하는 거야...
지난 봄에 외근을 갔다 오며 찍은 사진이다. 간편하게 다니느라 그 때 들고 나갔던 카메라가 그 유명한 로모였는데 의외로 좋은 사진을 많이 보여 줬다. 역시 나쁜 카메라는 없는 모양이다. 나쁜 사진가는 있어도 말이다.
(2006년 4월 7일 금요일, 서울 덕수궁 옆 성공회 교회, Lomo LC-A, Medical Color 200, Konica Minolta Scan Dual 4)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