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7월 12일 수요일

놀기 힘들다. 정말.

 종일 놀았더니 힘들어 죽겠다.

회사에 나와서 이게 뭐하는 짓인지...

회사에서 노는 것에 신물이 난다고 하면 충격 받을 사람들 많겠지만 이거 진짜 힘든 일이다.

일이 전혀 없어서 노는 게 아니고 다른 사람이 뭔가를 해줘야 내가 뭘 할 수 있는 상태일 때. 그리고 그렇다고 다른 일을 할만한 여유가 있는 건 아닐 때. 이럴 때 회사에서 울며 겨자 먹기로 놀게 되는데 이거 진짜 고역이다. 공식적으로 할 수 있는 일(할 일이 아니고)이 없어서 노는 것이니 맘대로 나가 놀지도 못하고 인터넷 뒤지면서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열심히 일하는 다른 직원들, 특히 내가 시킨 일을 하는 부하 직원들, 보긴 또 얼마나 민망한지...

아마 겪어 본 사람은 알 것 이다. 이게 얼마나 괴로운 일이란 것을...

회사에서 이러고 놀고(!) 있으면 이 사진에 나오는 것같은 하늘이 머리 속에 떠오르며 번개가 버쩍해서 천벌을 받을 것 같다는 일종의 강박관념에 시달리게 된다. 그런 강박관념은 없는 게 더 좋은데... 결국 소심한 A형이라 그런 것 같다는 변명 아닌 변명을 자신에게 날리며 "논다".

아마 소심한 A형으로서 이런 상황을 겪은 사람들은 이런 상황에서 얼마나 조바심이 나는지 잘 알 것이다. 그 금방 쌀 것 같은 느낌의 부적절한 지속.

제발 내일은 이런 느낌없이 시원하게 일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으... 대체 달라는 문서 양식은 왜 안줘서 이런 상황을 겪게 하는 거야...

지난 봄에 외근을 갔다 오며 찍은 사진이다. 간편하게 다니느라 그 때 들고 나갔던 카메라가 그 유명한 로모였는데 의외로 좋은 사진을 많이 보여 줬다. 역시 나쁜 카메라는 없는 모양이다. 나쁜 사진가는 있어도 말이다.

(2006년 4월 7일 금요일, 서울 덕수궁 옆 성공회 교회, Lomo LC-A, Medical Color 200, Konica Minolta Scan Dual 4) Posted by Pic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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