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8월 4일 금요일

휴가 속의 여행 중에(1/5)

직장 생활 중 처음으로 "제대로" 일주일을 쉬는 휴가를 냈다.
그 동안 단 한 번도 일주일을 제대로 다 쉬는 휴가를 낸 적이 없으니 이번 휴가는 참 여러 모로 기대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막상 휴가가 되고 나니 뭐가 다른 지 모르겠다. 오히려 길다는 핑계로 짧은 휴가 때보다 더 나태하게 지내고 있다.
이런, 이런.
그러다 보니 길다고 생각했던 휴가도 다 지나가고...

휴가 중 어딘가를 다녀온 여행이 달랑 이거 하나이다.
어머니, 아버지를 모시고 진부, 정선, 태백을 다녀왔다. 여행이라기 보다는 그냥 드라이브라고 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은 어설픈 여행이다.

그래도 오랜만에 부모님을 모시고 공기 좋은 곳을 다녀왔다. 그것만으로도 기분 좋은 시간이었다.

오대산 방아다리 약수터에서 찍은 사진이다. 예전엔(한 7~8년 쯤 전엔) 이끼 사진 찍는 걸 많이 좋아했었다. 하지만 사진에 대해 제대로 된 지식이 없어 이끼를 보면 그냥 셔터 버튼만 눌러대는 그런 상태였으니 제대로 이끼를 찍은 사진은 하나도 없었다.
그래도 이끼를 찍기 위해 돌아다니는 것과 이끼 앞에 카메라를 들이대는 것이 좋았던 때였다.
그 때에 비하면 카메라에 대한 지식이나 사진에 대한 지식이 비약적으로 늘어났는데 그 때 처럼 아무 거리낌 없이 셔터 버튼을 누르는 자유는 없다.

뭔가 조심하고, 생각하고, 계산해야만 셔터를 한번 누르니 이게 행복을 위한 버튼인지 고민을 위한 버튼인지 모를 지경이다.

무식하면 용감하고 무식하면 행복하다는 말이 하나 틀리지 않는 것 같다.

무식하고, 단순하고, 용감하고, 유치했던 그 때의 사진 생활이 더 행복했다.

사진은 영 아니였더라도 말이다.
물론 지금 찍는 사진이 영 아니지 않다는 건 또 아니지만...


(2006년 8월 1일 화요일, 강원도 진부 오대산 방아다리 약수터, Sigma SD10, Sigma 24-70mm 2.8 EX DG Macro)Posted by Pic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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