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8월 30일 수요일

선배 가족과의 갑작스런 여행.

 내가 군대를 제대하고 복학을 했을 때 민주화 운동 때문에 제적을 당했다가 재입학을 한 선배가 있었다.
처음엔 나이 많은 약간 부담스런 선배였는데 이런 저런 인연으로 친하게 됐었다. 아마 그 당시에 내가 사귀던 여자와 헤어지고 힘들어할 때 그 선배가 조언해준 내용들 때문일 것 같다.

그게 계기가 되서, 또 다른 이유들도 있고 해서 상당히 긴 기간 동안 그 형의 집에(당시 그 선배는 이미 결혼해서 아이가 있었다) 얹혀 살았다.
형수님께 이런 저런 폐를 참 많이 끼쳤던 걸로 기억한다. 아직도 죄송하다.

아무튼 그 당시 기저귀를 갈던 아기가 어느새 자라 중학생이 됐다.
내가 결혼하기 전에 한 동안 보질 못하고 결혼을 해서도 거의 2년 만에 봤으니 참 오랜만에 본 것이다. 결혼하기 전에 결혼한다고 영리와 함께 찾아 갔을 때 초등학교 저학년이었는데...

아무튼 참 오랜만에 만났더니 그냥 중학생이 되어 있어 어색하기도 하고 그렇다.
갑자기 모르던 중학생이 가까운 사람으로 들어온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말이다.

신기하다고 하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
맘에 안들면 울고 기저귀 차고 뛰고 했던 아기가 어느 새 자라 자기 의견을 이야기하고 혼자 행동하고 할 수 있게 되다니... 시간이 그렇게 많이 지난 것도 아닌 것 같은데...

아기가 자라 중학생이 됐으니 같은 시간 동안 나도 그 만큼 나이가 먹었을텐데 별로 실감이 나질 않는다. 예전부터 어른들이 말씀하시던 나이 아무리 많이 먹어도 마음은 똑같다고 하시던 게 이런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갑자기 나와 영리가 아기를 낳는다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든다.
아직 제대로 아기에 대한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는데...


(2006년 8월 27일 일요일, 강원도 속초 설악산 권금성, Sigma SD10, Sigma 70-300mm 4-5.6 APO DG Macro) Posted by Pic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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