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8월 4일 금요일

휴가 속의 여행 중에(4/5)

 부모님과 함께 여행하면 좋은 점이 참 많다. 그 중에 으뜸을 꼽자면 뭐니 뭐니해도 역시 내가 잘 모르는 문화재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아무리 많이 여행을 다닌다고 해도 몇 십년을 답사 다니신 아버지, 어머니의 지리 지식을 따라잡기는 영 불가능한 일이다.
역사와 고고학을 전공하신 분들을 어떻게 따라잡는다는 말인가...

 이 정암사 역시 그 동안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곳이다. 그렇다고 그 앞을 지난 적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강원랜드를 거쳐 삼척, 동해로 넘어가는 두문동재를 한 두 번 넘은 것이 아니니 아마 못해도 10번은 그 앞을 지났을 것이다.
하지만 여태 정암사라는 절에 부처님 진신사리가 모셔져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그리고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 중 하나라는 것도 몰랐다.

그러니 들어가 볼 생각은 아예 그 싹부터 생기질 않았다.

 운 좋게도 이번 여행에선 부모님을 따라다닌 덕에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숲의 서늘한 기운을 느낄 수 있는 곳에 아직은 아담한 절 집이 놓여 있어 어찌나 기분이 좋던지...

개발하는 모양이나 공간으로 봐서 얼마 지나지 않으면 시장같은 시끄럽고 웅장한 절이 될 모양이니 그렇게 되기 전에 본 것으로도 참 기쁜 일이다.

 얼마나 더 시간이 지나야 "좋은 것을 그 좋은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멋진 건물 짓는 일보다 중요하게 여겨질 지 알 수 없으니 당장은 그 사람들이 바라는 "멋진" 건물들이 들어서기 전에 부지런히 다니며 눈에 넣어야 할 모양이다.

그래야 다니며 예전을 떠올릴 사진이라도 남기지 싶다.



(2006년 8월 1일 화요일, 강원도 정선 함백산 정암사, Sigma SD10, Sigma 70-300mm 4-5.6 APO DG Macro) Posted by Picasa

댓글 2개:

Chad :

Hi.

I used to live in Korea, and now I live in Hawaii -- your pictures make me miss Korea so much!

I enjoy your blog -- I'll keep practing my Korean so I can understand what it says. ;)

Thanks,
Chad

Unknown :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한국어를 공부하신다니 제 한국어가 제대로 쓴 것인지 돌아보게 되는군요. ;)

공부하시다가 모르시는 게 있으시면 메일 주세요. 제 아내는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에 대한 교사 자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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