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1월 20일 월요일

갑자기 무슨 일이 생기면.

 가을에게 겨울이 갑자기 찾아온 모양이다.
가을 꽃이 예쁘게 피었던 것 같은데 그대로 그 자리에 시들어버렸다.

천천히 시간을 두고 말랐다면 바람에 이리 저리 흔들리며 다 떨어졌을 것 같은데 저리 남아 있다.
아마 어느날 아침 갑자기 찾아온 겨울에 깜짝 놀랐나보다.

갑자기 어떤 일이 생기면 몸이 굳는다. 겁이 나서도, 긴장을 해서도 아닌데 머리 속을 정리하기에도 시간이 모자라서인지 몸이 굳는다.
급한 일이 생기면 더 빨리 반응하고, 생각하고, 행동해야하는데 급한 일, 갑작스런 일이 생기면 그냥 굳는다.

늘 어떤 불안함을 가지고 사는 것 같다.
언제 날 얼게 만들 일이 생길지 몰라 전전긍긍하며 살아가는 느낌이다.
늘 잘 만들어진 준비 상태를 유지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느껴야 하는 것인 모양이다.

이 땅에 살며 예상하지 못한 어떤 일을 준비한다는 건... 다 돈을 준비한다는 소리인데 여유있게 돈을 쌓아두고 살지 못하니 그냥 불안한 모양이다.

불안하지 않게, 몸이 얼어버리지 않게 조용히 살고 싶다.

몸이 얼어버리는 일은 저 꽃처럼 딱 한 번만 겪었으면 좋겠다.

(분양받은 아파트의 중도금을 넣었다. 대출받는 시기를 늦추기 위해 이번까지는 어떻게 하든 돈을 긁어 모아 냈는데 그러고 나니 모든 은행 통장이 다 "0"이다. 불안하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2006년 11월 18일 토요일, 강원도 사북 함백산 구도로, Sigma SD10, Sigma 70-300mm APO DG Macro, Adobe Lightroom 4.1 Beta) Posted by Picasa

댓글 4개:

익명 :

오늘 식사하시고 들어오신다면서요.
그래서 영리언니는 제가 가질라구요.

Unknown :

ㅋㅋㅋ... 어제 잠깐이지만 뵙게 되서 반가웠습니다. ^^

익명 :

벌써 중도금 넣을 때가 됐군여. 부부가 고생이 많았겠습니다. 집 값 확 뛰길 바라며 홧팅! ^_^

Unknown :

자주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
평소에 준비를 제대로 안하고 있어서 쫌 힘드네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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